나만의 영어 멘토
자전거 멘토.
초등학교 시절 크게 넘어진 이후 자전거와 완전히 이별을 하고 지내던 내게, 다시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결국 자전거 매니아의 세계로 이끌어 준 자전거 멘토. 그의 직업은 자전거 자체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그저 자전거를 많이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30대 후반의 연예인이다.
다음은 수영 멘토.
초등학생 때 수영을 배우다가 귀에 생긴 염증이 악화돼서 지독하게 고생을 한 이후 물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멀리하던 나를, 다시 수영의 세계로 이끌어 주고 결국 철인 3종 완주라는 또 하나의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도록 해 준 분이다. 그의 직업은 전문수영강사가 아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20대 후반의 취업 준비생이었다.
마지막으로 영어 멘토.
그는 전문 영어교육자가 아니다. 영어를 중심으로 여러 언어의 학습방법을 독학으로 익히고, 커리큘럼 자문과 교육브랜드 전략을 제시하는 일을 하는 40대 중반의 사업가이다. 어렵게 떠났던 미국횡단여행에서 오히려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하고 영어인의 꿈을 포기할 뻔 했던 나를, 지금의 영어스피킹 코치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
유럽여행에서 쓰라린 경험을 얻은 이후 2년여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시행착오, 포기와 재도전을 반복하면서 겨우 일정 수준까지 말하기 실력이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내 경험을 담은 '김미어 픽쳐 플리즈'라는 책까지 출간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후에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수업을 진행하고, 상담을 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워 나갔다. 부족한 부분들은 책을 읽고 의견을 물어가면서 빈틈을 채워나갔다. 특히 이 시간들은 바쁜 성인들의 현실적인 학습법에 대해서 많이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다 보니 좋은 기회들도 찾아왔다. EBS '책대로 한다'에 양상국님의 영어 도전을 도와주는 책으로 '김미어 픽쳐 플리즈'가 소개된 것이다. 그 후에 책도 더 많이 팔렸고, 영어의 핵이 많은 분들에게 책이 알려질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뻤던 것은 '내가 그래도 괜찮은 책을 썼구나. EBS 방송이 먼저 알고 찾아와 준 것을 보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모교에 가서 강연도 하고, 네이버에서 인터뷰도 하는 등 다양한 기회들을 맞이할 수도 있었다. 평소에 생각도 못 해보던 팟캐스트 녹음, 영상 촬영 등도 시작했다. 특히 수많은 학생들의 긍정적인 변화는 '내 방에서 어학연수'를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대한 믿음을 더 강하게 해 주었다.
누군가의 멘토가 되고 싶다는 소망은 큰 욕심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영어 왕초보분들에게 영어 말하기 실력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고 있고, 적어도 영어 말하기가 전혀 안돼서 고민하는 친구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나만의 이야기 하나는 가지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는 영어에 대한 막연한 고민을 안고 살다가 별 생각 없이 이 책을 펼치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유명강사도 아니고 화려한 학력과 눈부신 경력의 소유자는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내게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해 준 세 명의 멘토들도 각 분야의 전문 직업인은 아니었다. 그들처럼 나도 그 누군가에게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영어 멘토’가 되어 줄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1 성인 기초영어. 내 방에서 어학연수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