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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콩글리시는 무엇일까요?

진짜 콩글리시가 무엇인지 오해하고 있던 나를 발견하다

by 성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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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콩글리시가 무엇인지 오해하고 있던 나를 발견하다



콩글리시는 한국 사람만 쓰는, 한국에서만 통하는 영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실제로 ‘영어 제대로 알고 쓰자! 이라고 불리는 책들이나 칼럼 등을 통해서 콩글리시를 써서 생긴 어려움을 토로하는 글들을 많이 봐왔었다. 그래서 혹시 외국인이라도 만나면 ‘내가 쓰는 것이 콩글리시가 아닌가?’ 하는 마음이 꽤나 컸었다. 괜히 잘 못 말해서 상대방이 못 알아듣기라도 하면 얼굴이 빨개지고, 사람들은 주변에서 누가 그런 표현을 쓰냐면서 날 비난하는 것 같은 생각에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미국여행을 갔을 때도 “원어민들이 하는 말은 따로 있나봐! 내가 하는 말하고 다르게 표현하는 것 같은데? 내가 이제까지 배웠던 것은 콩글리시인가?” 하는 생각에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들만이 쓰는 표현, 현지에서만 쓰는 표현을 다시 새로 익혀야 할 것 같은 불안감도 들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제껏 훈련했던 것은 실제로는 크게 쓸모 있지 않은 것이라는 생각에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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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내가 알아왔던 콩글리시는 그저 현지에서 A라고 표현하는 것을 우리나라 식으로 B라고 표현하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물론 지극히 한국적인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부끄러워서 말을 꺼내기 꺼려하는 것 보다는 당당하게 얘기했다.


한 번씩 상대방이 못 알아들을 때에는 “한국에서는 이런 상황에 이렇게 표현하기도 한다.” 라고 말해주면 상대방도 흥미롭게 생각했다. 내가 걱정하던 대로 이상하게 보거나 무시하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나중에 자기도 말해본다고 가르쳐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할 때 한국어처럼 음절을 끊어서 말하게 되면 외국인은 낯설어서 알아듣지 못한다고 한다. 실제로 트로트의 리듬에다가 힙합가사를 넣으면 그 노래는 트로트처럼 들리지 힙합처럼 들리지는 않을 것처럼 언어에서 그 언어 고유의 리듬을 지켜주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그리고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국영어 vs 미국영어’ 관련 영상이나 책자에서는 서로 다르게 쓰는 표현을 소개시켜 준다. 똑같은 행동이나 물체를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두 나라가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러면 이 세상에는 수많은 나라 사람들이 영어를 하고 각각의 나라에서는 다르게 표현하는 것들이 꽤나 많은 것이다. 그럼 그 것들을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 하면서 최대한 미국, 영국에 맞게 표현해야 하는 것일까?


이미 영어는 원어민들의 소유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쓰는 공용어가 되었고 그로부터 서로의 표현을 이해하는 문화도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미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실제 겪었던 몇몇 나쁜 경험들 때문에 ‘콩글리시는 절대 쓰지 말자!’ 라고 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부끄러워서 말을 못 하는 것 보다는 자신 있게 말을 할 때 더 자신감 있게 영어를 뱉을 수 있었다.




♣ 코치재원 TIP


콩글리시가 무엇인가요?


어학 사전에서는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영어. konglish(korean+english) 한국에서만 쓰이는 틀린 영어 표현을 가리키나, 한국에서 생겨났다기보다는 일본식 영어 표현의 발상이나 발음을 가져다 쓴 것’ 이라고 표현하네요.


하지만 실제로 진정한 콩글리시는 영어의 리듬이 아닌 한국어의 리듬으로 영어를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리듬의 중요성에 대해서 계속 말할 건데요. 한국어 리듬으로 영어를 하면 트로트 음에 힙합 가사를 얹어 놓은 것처럼 어색하게 들립니다.


물론 한국적인 표현들은 쓰면 외국 사람들이 어색해 할 수도 있지만 세계에는 다양한 영어가 있고 각자 다른 표현들도 많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내가 쓰는 것이 콩글리시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영어를 쓰는 것을 망설이지 말고 어느 말이라도 영어의 리듬에 맞춰서 말 하려고 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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