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을 위한 영어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던 나를 마주하다.
나는 어릴 적부터 시험을 위해서 영어 공부를 해왔다. 그래서 항상 시험 유형에 맞춘 영어 공부를 했었다. 중학교 때부터 고3까지는 수능을 위한 공부를 해왔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토익을 위한 공부를 했다. 기초도 없는 상태에서 그 시험에 맞춘 맞춤영어를 하려고 했었다. 그러다가 보니 새로운 시험이 나올 때마다 그 시험에 맞는 영어 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했다.
TV를 보다가 이번에 새로운 영어 시험인 NEAT 시험이 도입된다고 한다. 그때부터 여기저기 학원에는 ‘NEAT대비 영어’ 이라는 플랜카드가 붙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문득 ‘내가 지금 학생이었으면 저 시험을 준비해야 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TOEIC만 보던 때에서 OPIC, TOEIC SPEAKING 등 준비해야 하는 시험이 점점 늘어난다. 그리고 그 때마다 그 시험을 위한 영어공부를 새로 해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수많은 시험들이 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너무 비효율적인 일이다. 이렇게 계속해서 새로운 영어시험을 준비해야 하는가?
고3때 보는 수능을 위해 거의 6년을 넘게 공부했다. 그때는 다른 의미가 없고 그냥 수능을 잘 봐서 대학을 잘 가기 위해서였다.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해서 외국인과 대화하겠다.’ 라는 꿈은 초등학교 때 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이었다. 그 이후 영어를 하는 목적은 오로지 시험이었다.
대학교에 오니 취업을 위해서는 토익과 토익 스피킹 점수가 필요하다고 했다. 4학년 졸업할 때 필요한 토익점수를 2학년 때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학원을 다녔지만 의지도 없고 하기도 싫은 공부가 계속될 리는 없었다. 주위에서는 일단 토익점수부터 만들어 놓고 회화를 하라고 했다. 나중에는 시간이 없다고 미리 준비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딴 점수는 그냥 취업을 위한 용도로 쓰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제까지는 시험을 위해서 영어를 해왔기 때문에 내 머릿속에 각 시험을 위한 영어가 따로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길거리에는 각 시험을 준비하는 맞춤 학원이 있고 그 학원의 커리큘럼만 잘 따라가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결국 나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이 되었다.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당장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멀리 내다보려고 했다. 일단 1년 뒤에도 난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했다. 처음에 가장 망설였던 이유가 “이렇게 일 년을 공부했는데 나중에 시험을 못 치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감이었다. 결국 그렇게 되면 말하기에 대한 자유로움은 얻어도 정작 필요한 시험 점수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결국 없는 시간을 쪼개서 시험을 준비해야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버리기 위해서 스스로에 대한 설득과 내가 하는 길에 대한 확신을 가지려고 했다. 훈련만 진행하면서 고정관념을 없애고 시험이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다. 물론 단번에 그 불안감이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 시험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지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훈련이 몇 개월 동안 지속되면서 나오는 변화에 의해서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겨났다.
아마 이제까지 영어를 한 이유는 시험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수능, 토익, 토플 등 영어는 거의 시험 때문에 하는 것이죠. 그 때문에 각 시험을 위한 영어가 따로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시험은 시험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토익 (TOEIC)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언어 본래의 기능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중점을 두고 일상생활 또는 국제 업무 등에 필요한 실용영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토플 (TOEFL)
Test of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를 줄인 단어입니다. 이는 미국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이 대학환경에서 이용되는 영어를 어느 정도 잘 이용하고, 이해하는지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토스 (TOEIC SPEAKING)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에서 개발한 영어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를 측정하는 시험입니다.
위는 각 시험의 목적입니다. 여러분이 보고 있듯이 각 시험은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 현장/유학 등의 상황에서 제대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시험입니다.
각각의 시험을 위한 영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험은 시험일뿐입니다. 어느 정도의 언어 실력이 정립된 상태에서 각종 시험의 유형을 파악하고 약간의 준비를 통해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거꾸로 한국에서 시험을 치거나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를 생각해 보세요. 각각에 맞는 표현과 지식을 습득하지 그것을 위한 한국어가 따로 준비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황에 맞는 말을 배우고 습득해 나가는 것입니다. 영어도 마찬가지로 토익을 준비하면 비즈니스에 맞는 표현과 단어를 익힌 다음 유형을 파악해서 시험을 보면 편하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당장 시간이 촉박하다면 학원에 가서 그 시험 준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6개월 이상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다면 언어원리와 절차에 따라 영어를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만들어 놓고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입니다.
당장 불안함을 버리고 일단 언어 자체에 집중해 보세요. 1년 전부터 준비를 하지 않아도 시험은 잘 볼 수 있습니다. 1년 정도 시간을 가지고 절차에 따라 꾸준히 진행하면 나중에는 여러분이 한국어 평가시험을 보듯 편하게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