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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재원 Jun 23. 2018

큰 소리로 연습하는 것은 스트레칭과 같다.

누가 들을까봐 큰소리로 훈련하지 못하는 나를 반성하다.


누가 들을까봐 큰소리로 훈련하지 못하는 나를 반성하다.


큰 소리로 훈련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실천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항상 조용히 공부해왔고 그것이 습관이 되어서 큰 소리로 훈련하려니 어색했다. 그리고 카페나, 독서실 같은 내가 평소 공부하는 장소에는 큰 소리를 낼 수 없었다.


큰 소리를 내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 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나의 영어 목소리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누가 내 목소리를 듣고 욕하고 무시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괜히 자격지심에 스스로 위축되었다. ‘쟤는 영어도 못하면서 목소리만 크다’라는 말이 내 귓가에 맴돌았다.


큰 소리를 내서 훈련해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지속되지 못했다.



큰 소리를 내는 것이 외국어 학습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냥 막연하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다고 생각하니 크게 와 닿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냥 선택의 문제이고 하나의 방법일 뿐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큰 소리로 훈련하면서 자신감이 생긴다는 단순한 이유가 아니라 꼭 해야 하는 이유를 알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소리를 크게 낼 수 없는 장소에서는 입을 크게 벌리면서 소리를 내는 척이라도 하게 되었다. 내가 큰 소리를 내서 훈련하지 않으면 결국 그 만큼의 효과가 나오지 않아서 제자리걸음만 걸을 뿐이었다.


사실 장소, 컨디션, 주위 사람들의 눈치 때문에 망설였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망설이고 피하다가 보면 결국 그 자리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큰 소리를 내서 훈련할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약간의 양해를 구하면서 큰 소리 훈련을 지속했다. 괜히 수많은 사람들이 큰 소리로 훈련하는 것을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었다.




♠ 코치재원 TIP


영어 말하기에 관심이 있는 초보자들이라면 큰 소리로 연습하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누구는 자신감의 문제로 설명하고 또 누구는 그렇게 해야 기억이 더 잘 된다는 얘기도 합니다. 그런데 큰 소리로 연습하는 것은 그런 것들보다 훨씬 더 먼저 생각해 봐야 할 중요한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꼭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스트레칭입니다. 격렬한 활동 중에 근육이 다치지 않게 하려면 본격적인 실전에 앞서서 최대한 근육을 이완시켜 주고 부드럽게 풀어줘야 하는데요. 큰 소리로 연습하는 것은 우리말과 다른 소리로 이루어진 외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기 위한 일종의 스트레칭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영어는 우리말의 소리와는 많이 다른 소리세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리를 내는 중요한 발성기관 중 하나인 혀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전체가 근육으로만 이루어진 곳입니다. 우리말에만 존재하는 소리만 내면서 완전히 굳어버린 혀를 영어소리를 내는 방향과 깊이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해줘야만, 알고 있는 표현도 자연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말을 할 수가 있게 됩니다.


작은 소리로 얘기할 때는 입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도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반대로 큰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입술과 혀를 크게 움직여줘야만 가능합니다. 전혀 움직이지 않던 방향으로 혀를 움직이고 적절한 소리를 내려고 하는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초기에는 혀가 뻣뻣해지고 근육통도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굳어 있던 근육이 풀리는 것처럼, 결국 혀도 내가 원하는 소리를 내기 위해 필요한 움직임에 익숙해지게 될 겁니다. 


어린이들이 한번 들은 영어소리를 똑같이 내는 현상은 바로 이런 원인에서 기인한다고 합니다. 어린이들은 아직 한국말의 소리를 내는 쪽으로 혀를 포함한 발성기관이 굳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영어소리에 대한 ‘자기만의 사전정보’가 없는 상태입니다. 들리는 소리를 그래도 받아들이고 그 소리를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성인들보다 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영어 고유의 멜로디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큰 소리로 말해 보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한국어보다 큰 고저장단의 변화를 가진 영어는 어떤 특정 구간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마치 음악을 듣고 있는 착각까지 일으키곤 합니다. 귀에 들리는 소리의 흐름과 중간 중간에 나타나는 강세를 자연스럽게 익히기 위해서는 자신이 인식하는 것보다 두 세배 정도는 과장한다는 느낌으로 연습해야만 쉽게 영어특유의 멜로디에 적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연습을 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큰 소리로 말하는 연습을 해 보는 것입니다.



나는 한국에서 어학연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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