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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지 May 11. 2019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 황선우

그저 평범한 두명의 여자와 네마리의 고양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야기


20대 후반에 접어들며 주변 사람들이 하나둘 결혼하기 시작했고, 벌써 육아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제 내 나이쯤 되면 결혼은 언제할거냐는 말을 듣기 시작하는데, 그럼 ' 30살에 하려구요!' 대답했다. 오래 만나며 정말 신뢰하고 잘 맞는 남자친구가 있어서 더 편하게 대답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ㅋㅋ 아무튼 그렇게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다 보면 어느새 결혼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고, 정말 결혼을 좋아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 혹은 착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나에게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라는 책은 많은 생각을 갖게 했다. 사실 책을 반절쯤 읽은 상태에서, 좋은 기회로 저자 김하나 작가와 황선우 작가의 북토크에 참석하게 되었다. 책은 동거 3년차에 접어든 두 여자의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북토크에선 그 연장선에서 그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대학교 다닐 때 여자 룸메이트와 기숙사 생활을 해본 나로서는 사실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래도 더더욱 다르지 않구나, 정말 똑같은 인간 두명이 알콩달콩 행복하게 지내고 있구나 생각들었다. 조금 달랐던 점은 부부와 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닌, 여자 둘과 고양이 넷의 이야기라는 점?


처음 이 책을 알게된 게 현대 사회 새로운 가족 형태를 보여준다라고 소개받았을 때였는데, 읽고 보면 40살의 두 미혼 여성이 동거를 시작했다는게 익숙치 않았던 것이지, 가치관이 맞는 두 사람이 함께 지내며 삐걱대는 부분을 맞춰가는 평범한 두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을 읽은 다른 분과 잠깐 얘기했는데, (참고로 그 분은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혼이다.)우리 부부가 살아가는 모습과 너무 비슷해서 신기했다고 하셨다.


북토크에서 황선우 작가는 결혼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나 답게 살기 위해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결혼을 하지 않게 된 것 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김하나 작가는 살아갈 집이 마음에 들었고, 여기에서 살기 위해 같이 살 사람을 구한 것 뿐이라고 했다.


읽기 전엔 안그래도 출산율이 저조한데 이런 걸 조장한다며 태클거는 사람들이 있겠군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그냥 똑같은 사람 두명이 살면서 겪는 재미있고 행복한 이야기를 말하고 있어서 오히려 독신을 추구하던 사람들이 책을 읽고 결혼하고 싶어졌다고도 했다. 잠시나마 쓸데없는 우려를 했던 스스로를 반성하며..ㅎ


횡설수설했으나 결론은, 내가 사는 인생 나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남들에게 좋아보이는 것을 의식해서 억지스럽게 나를 가둘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렇게 본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이상한 시선으로 볼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


지인의 얘기를 들었는데, 결혼식장에서의 느낌이 마치 수십명의 교수님들 앞에서 발표하는 기분이라고..(참고로 석사 출신이다) 그 얘기를 들었던 당시엔 아 나중에 마음 준비를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와서 드는 생각은 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인 것 같다.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좀 더 고민해봐도 좋을 듯 하다. 물론 독신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아니다ㅋㅋ혼자보다 둘이 더 좋은건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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