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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탈주 (2024)」

by 전율산

「탈주」 39/100


영화는 규남이 호쾌하게 질주하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10년만의 제대지만 어머니마저 여의고 만 규남은 더는 북에 남은 희망이 없습니다. 매일같이 라디오를 통해 들어온 남쪽의 모습. 실패할 자유가 있는 곳. 규남은 그곳으로 가기 위해 매일 땅을 쑤셔가며 지뢰가 있는 곳을 파악해 나갑니다. 그러나 모종의 이유로 일이 꼬이게 되고, 그런 규남을 현상이 돕지만, 규남에게 이는 방해일 뿐입니다.


초반의 호쾌한 액션은 중반으로 갈 수록 「캐치 미 이프 유 캔 (2002)」 같은 사기극이 되어갑니다. 상급자에게 비굴한 모습을 보이는 부패한 북한 사회의 모습을 드러내는 한편으로, 현상의 심리묘사를 통해 북한의 엘리트 층들 또한 자유에 대한 갈망과 맹목적인 체제 사이에서 갈등한다는 점을 비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초반의 속도감 있는 액션과 대비되는 중반부는 물 없이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함을 느끼게 하기도 합니다. 도적 떼라는 매력적인 요소를 맥락 없이 낭비한 것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할만한 부분입니다.

액션 영화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북한의 인간상과 자유를 향한 갈망에 관한 프로파간다 영화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조금 더 괜찮은 관람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람 일자


2024/07/03 - 메가박스 신촌 3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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