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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완 Nov 21. 2022

타데우스로팍 | 제이슨 마틴 <수렴>

2022.03.04 아티비티 아티클

타데우스로팍 - 제이슨마틴 <수렴>

서울 포트힐에 위치한 타데우스로팍의 제이슨마틴 개인전에 다녀왔습니다. 타데우스로팍이 한국에 들어올 때 정말 많은 관심을 받았죠. 개관 후 처음 가보았는데 적당한 갤러리 크기와 무엇보다 기획되는 전시마다 동시대에 주목받는 작가들의 좋은 작품을 한껏 느낄 수 있어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이슨마틴이라는 작가에 대한 소개와 이번 전시의 감상 포인트, 감상 팁 이렇게 3가지 요소를 준비했습니다. 간접적으로 전시를 감상하는 것은 물론, 추후 전시를 즐기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제이슨 마틴

영국 현대 미술가 제이슨 마틴은 1997년 영국에서 진행된 전설적인 전시 <센세이션(Sensation: Young British Artists from Saatchi Collection)>에 참여해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강렬한 색채, 2차원과 3차원의 세계를 잇는 조각적 특징이 두드러지는 회화 작품을 선보여 왔는데요. 다양한 예술적 실험과 도전을 통해 그만의 고유한 표현 기법을 구축했고 대부분 큰 바탕 위에서 물감 덩어리들이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움직임과 3차원적인 입체감이 돋보이죠.

그는 언제나 자신을 ‘추상주의자로 분장한 풍경화가’로 소개합니다. 감상자들에게 작품을 통해 상상 속의 공간을 만나라고 합니다. 그의 이러한 의도 때문인지 우리는 그의 작품을 보며 단순한 색과 율동성의 작품 속에서 알 수 없는 흡입력과 또 다른 공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수렴> 감상 포인트


1. 전작들과의 대비

이번 전시는 전작들과는 다르게 회화의 가장 기본적 도구인 붓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그렇기에 기존의 두꺼운 안료와 강렬한 색채와는 대비되는 가벼운 질감과 섬세한 색의 표현이 돋보이죠.


2. 작가적 실험

제이슨 마틴은 꾸준히 재료와 안료에 대한 고민, 실험을 이어왔습니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에서도 천연 안료를 혼합해 색을 조합하는 등의 실험적 결과물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가 있었기에 오묘하면서도 부드럽고 강인한 색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작품의 밑바탕을 일반 종이 캔버스가 아닌 알루미늄으로 이용한 것도 큰 특징입니다. 알루미늄이 빛을 포착하고 반사하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작품에서 은은한 광채를 느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작가의 재료에 대한 고찰을 엿볼 수 있는 재료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소실점

평면 구상화에서 공간감과 거리감의 표현을 가능하게 했던 선형 원근법의 도입은 르네상스 시대 작품에서 모든 선이 소실점으로 수렴되도록 하는 회화적 구성을 야기했습니다. 마틴은 역설적으로 자신의 단색 추상화는 구상의 전통으로부터 출발한다고 소개합니다. 이번 작품들이 중심부에 위치한 하나의 점에서 만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러한 영향을 잘 보여주고 있죠. 이에 대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덧붙입니다. ‘각 작품 안에는 항상 형용할 수 없는 미묘한 긴장감이 존재하며, 나는 늘 이것을 찾고자 한다. 공간이 상상으로 형성된 것도, 묘사의 대상도 아닌 것처럼’


4. 보자기

작가는 과거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보자기에 포장된 정장 기모노 보관을 부탁받았고 이때 보자기를 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곱게 지어진 매듭을 내 능력으로는 다시 구현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한 번도 열어보지 않았다. 이러한 행동에는 역사적 의복을 담은 정교하고도 신성한 이 보호막을 망칠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던 내 마음이 기저에 깔려있다’고 당시를 회상합니다. 이번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광채와 색감, 내부로 향하는 붓놀림은 아시아 문화권의 보자기 포장 방식을 연상케 하기도 합니다.



✓ 감상 팁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 팁이니 “참고”만 해주세요:)

또 다른 감상 팁이 생길 경우 꼭 댓글로 공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ㅎㅎ


1. 작품 감상은 측면에서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빛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보는 위치에 따라, 거리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공간감과 작품의 느낌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가장 큰 여운을 주었던 반사되는 빛과 광채는 꼭 측면에서 감상해보시길 바랍니다.


2. 음악과 함께


- 드뷔시 

이번 전시의 메인 테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달빛>, <아라베스크 1번>, <꿈> 등 그의 음악이라면 대부분 어울립니다. 부드러운 색감과 빛이 드뷔시의 곡들과 정말 잘 어우러져 감상의 질을 한껏 올려줍니다.

https://youtu.be/KIexxfyKZvA


- ThirdWave <슈베르트: 마왕 (New Age Ver.)>

이번 전시 내에서는 시리즈로 제작된 작품들 외에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내는 두 작품이 있습니다. 작가의 기존 작품 스타일과도 많이 다른 작품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 작품들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이야기가 상상되는 작품이었어요. 갤러리 내 다른 작품들과 대비되는 어두운 색감과 평면적인 특징이 눈에 띕니다. 추천드린 음악은 기존의 슈베르트 ‘마왕’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곡이니 감상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https://youtu.be/I7cakFxYNAE


photo by. 지완

*참고자료

(1) 타데우스 로팍 제이슨 마틴 <수렴> 전시 안내문

(2)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12465650&memberNo=52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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