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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완 Nov 21. 2022

승효상 <SOULSCAPE>

2022.03.11 아티비티 아티클


개인적으로 인문학과 공학의 완벽한 만남이라는 생각에 건축 분야를 참 좋아합니다. 모르기에 더욱 알고 싶고 정확함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에 감탄을 숨길 수 없죠. 그래서 이번에 다녀온 승효상 건축가의 스케치전 <SOULSCAPE>은 저에게 더욱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오늘은 승효상 건축가, 그의 건축 철학과 전시의 포인트를 짚어보겠습니다!



 건축가 승효상

승효상 건축가는 건축 분야에서의 활약은 물론 예술 전반계에서도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분입니다. 200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매년 주관하는 ‘올해의 작가’에 최초의 건축가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죠. 다양한 작품을 남긴 그는 자신만의 철학을 굳건히 지키기로도 명성이 자자합니다. 그의 주된 관심은 공공적 성격의 건축, ‘빈자(貧者)의 미학’, ‘소울스케이프’ 입니다.


“여기에선 가짐보다 쓰임이 더 중요하고 더함보다는 나눔이 더 중요하며 채움보다는 비움이 더욱 중요하다.”


이와 같은 그의 인터뷰 속 이야기에서도 건축가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관과 맞지 않으면 건축주를 설득하기도 하고, 계약을 파기하기도 하는 그의 행동에서도 그가 얼마나 철학을 소신있게 지키고자 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이러한 행동이 “옳은지”를 따질 수는 없습니다. 오롯이 개인의 선택이니까요. 우리는 이것에서 배울 점을 찾으면 됩니다.)


또한 그는 사람의 영혼이 머물 수 있는 사유와 성찰의 집을 지향합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기도 하죠.


Soulscape’는 ‘영성의 풍경’을 의미합니다. 

건축가는 인터뷰에서 “요즘은 집을 설계할 때 내부에 사람 영혼이 머물 수 있는 곳, 사유하고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라고 말합니다. 옛 가옥들에는 사당, 사랑방, 정자 등 사유의 공간이 많았지만 현재는 각기 용도와 쓰임이 정해져 있고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공간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죠.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건축물에서 사유의 공간을 만드는 것에 집중합니다.


 생각포인트

승효상 건축가의 철학을 엿본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건축’이란 어떤 지향점을 가져야할까요? 무엇이 아름다운 건축물일까요? 건축가의 가치관에 공감하는 분이 있을 수도 있고 비판하는 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해주세요!


✓ 알고 보면 더 꿀잼

앞서 소개해드린 그의 건축 철학은 이번 전시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강남에 위치한 갤러리 508에서 진행된 이 전시는 기존에 만나봤던 전시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으실 것 같아요. 완성된 작품을 만나는 것에 익숙했던 우리에게 ‘과정’을 보여주는 경우는 드무니까요!


<SOULSCAPE>에서는 건축가의 스케치와 작업에 들어가기 전의 3D 모델링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해드렸던 건축가의 철학 ‘빈자의 미학’, 사유를 통해 영성을 맑게 하고자 하는 여백의 공간 등을 그의 스케치를 통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전시를 감상하며 그의 철학이 어떻게 스케치에 표현되어 있는지, 그리고 그 스케치가 모델링에는 어떻게 구현되어 있는지 그 단계를 쫓아가보면 건축가의 사유 과정, 예술적 표현 과정을 간접적으로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케치 속 공간의 의미와 역할, 타당성을 아실테니 더욱 재밌을 거에요:)




더불어 생각포인트에 대해 사견을 남기자면 건축가의 가치관에는 굉장한 존경을 보내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을 꼬집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사유의 공간이 필요하고 그러한 공간을 갖출 수 있는 건축물이 많아져야겠지만 그만큼의 여유 공간을 갖춘 곳에 살기 힘든 부분이 있죠. 어찌보면 우리는 구조적, 환경적인 이유로 자신을 그러한 공간에 내몰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이는 과거에도 마찬가지죠. 초가집을 보면 사유의 공간이 뚜렷이 나와있지는 않습니다. 건축가께서 이야기한 공간들은 기와집 혹은 야외에서 볼 수 있는 구조들이죠.


그래서 이러한 사유의 공간은 ‘공공’ 건축물에서의 비율을 늘리거나 야외 공간에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집 안에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인테리어를 하고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카페를 가곤하는데 이는 모두 돈이 드는 행위입니다. 즉 사유를 위해 돈을 지불해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공공건축물, 즉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등등의 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현재 수많은 거주 공간을 새롭게 짓거나 그 형태를 변화시키는 것에는 문제가 있기에 이 방법이 지금의 우리에게 비용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또 다른 방법으로 한 가지는 저희 커뮤니티에 참여하고 계신 크루분들은 많이 보셨겠지만..유현준 건축가께서도 강조하신 벤치..! 야외에 사유의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실내 공간을 만드는 것보다는 경제적 부담이 덜한 방법이죠. 사담이지만 저희 학교에 벤치가 많아서 정말 행복한데 여기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공부를 하기도 하고 누워있기도 합니다.. 이렇듯 벤치는 생각보다 독립된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접근성이 굉장히 쉽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아티스트가 자신의 철학을 지키며 작업을 행하는 것은 정말 숭고한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죠. 그러나 사회에 정말 필요한 가치라면 빠르게 적용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들어야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가치관이 다른 분야와 만났을 때 더 효과적인 방법으로 실현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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