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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아 Sep 17. 2022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15. 아무나 지속할 수 없는 번역

최근에는 매체나 소셜 미디어에서 주목을 받는 스타 통번역사를 접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 모습을 보고 본업이든 부업이든 (통)번역사가 되고자 꿈꾸는 이들도 많고, 실제 세컨드 잡으로 역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자가 드러나지 않는 작업을 차치하고서 무수한 번역서의 역자 정보만 훑어봐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 과연 누가 어떻게 이 일에 도전하는 걸까?!




통번역을 전업으로 삼기 씬 전, 자는 유학생의 신분으로 좋은 기회를 얻어 소위, 고강도 고소득의 부업으로 이 일을 시작다. 물론 앞서 말한 고소득이라는 표현은 당시 유로 생활권에 살고 있었고, 현지 연구소 소속 IP로 활동했기 때문에 투자 시간 대비 경제성이 높았다는 의미이다.

통역도 공대생이던 본인의 전공과 관련이 있는 도시계획, 도시, 건축법, 사회정책  등의 연구 현장에서 시작하게 되었고, 이후 관련 연구소와 공공 기관 내부에 믿을만한 현지 통역사로 알려져 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 덕에 통번역을 전업으로 삼는 것긴 시간 고민할 필요가 없었고,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한국의 에이전시에 이력서도 제출하고 샘플 테스트도 받으면서 차근차근 국내외 거래처를 늘려갔다(영어, 중어, 일어 등의 주요 언어와는 달리 유럽 언어는 전업을 위해 여러 출판사나 에이전와 거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교적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통번역 일을 시작하였고, 전업으로의 전환 역시 큰 무리가 없었던 인지 필자는 본업이건 부업이건 (통)번역에 관심이 있다는 이들에게 이 일을 직업으로 추천하는 편이다. 귀국 후 전업 활동 중에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한 바 있지만, 업계에서 다소 특이하게 여겨지는 비언어 전공인 본인의 학력이나 이력은 실제 통번역사로 일을 받는데 걸림돌이 된 기억 없 때문이다.

통번역사로 일을 하다 보면 경력이 쌓이는 만큼 전문 분야가 명확해지기 마련인데 비언어 전공자의 경우 전문 분야가 남들보다 먼저 갖추어져 있다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누구나 도전하고 시작할 수 있는 ()번역 그럼 왜 직업으로 지속하기 쉽지 않은 걸까!? 

요즘 IT기업에는 테크 라이터는 직책이 있고 일부 기업에는 전통적인 직무 형태인 인하우스 통번역직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를 제외하면 통번역사들은 프리랜서 개인 사업자로 일을 하게 된다. 무리 많은 에이전시에 소속되어 일을 하더라도 스로 오롯이 커리어를 결정하고, 업무 외적인 모든 사항들까지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 프리랜서 통번역사로 경력이 쌓이는 만큼 전문 분야가 확실해지고, 또는 모든 분야를 소화하는 스킬이 생기면서 그에 비례해서 통번역 의뢰도 늘어난다.

남들이 꺼려하는 소위 골치 아픈 고난도 분야와 내용을 다루는 프로젝트를 마다하지 않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어쨌든 시간관리, 고객관리, 거래처와의 소통도 당사자의 몫이 되고, 늘 새로운 이슈와 전문분야를 배우고 체득해야 하며, 자신을 업데이트해야 하는 사이클은 점점 짧아진다. 또한 안정 궤도에 오르더라도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외부적 변화에 큰 영향을 받기도 한다.

 모든 점들은 프리랜서 개인 사업자들에게는 불안 요소이며, 그 불안을 잘 극복하지 못하면 통번역사로서의 커리어는 끝나버릴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어떤 이유에서든 버티기가 필요한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통번역 분야에서 '잘하는' 사람이란 결국, 일 자체가 좋아서 즐기고 때로는 힘겹게 버텨내마침내 살아남은 사람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지만, 아무나 지속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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