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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won Feb 25. 2019

2017.10_독일, 문화계 성평등 위한 프로젝트 시작


‘독일 문화 및 미디어 영역 여성 리더 비율 2~20% 사이’ ‘독일 내 박물관 및 극장 대표 여성 비율 각각 33%, 22%’ ‘최근 도서관과 같은 일부 기관에서만 여성 리더 비율 43%로 증가’ ‘미술 전공자의 절반이 여성이지만,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 중 여성 작가 비율 20% 미만’ 등.

독일 문화·미디어부에서 발표한 ‘문화 및 미디어 속 여성(Frauen in Kultur und Medien)’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양한 문화 영역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이 불리한 입장에 처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여름부터 독일 문화·미디어부는 지난 20년간 문화 등 창조 영역에 있는 여성들의 기회 평등 실태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영화, 음악, 문학 또는 시각 예술 등 문화와 미디어 분야의 여성은 여전히 불리한 입장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예술, 문화 영역에서 일하는 여성은 남성 동료보다 평균 24% 적게 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독일 정부가 작가, 저널리스트 등 예술가들의 보험을 지원해주는 예술가사회보험(Künstlersozialkasse) 회원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에 독일 문화·미디어부 장관(Staatsministerin für Kultur und Medien)인 모니카 그뤼터스(Monika Grütters)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먼저 지난 7월 17일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문화와 미디어 속 여성(Frauen in Kultur und Medien)’이라는 라운드테이블을 네 차례에 걸쳐 열었다. 이를 위해 시각 예술, 음악, 문학, 공연, 영화, 미디어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독일 연방수상청(Bundeskanzleramt)에서 열린 논의 테이블에 참석했다.


또한 ‘평등한 기회를 위한 프로젝트 사무국(Projektbüro für Chancengleichheit)’ 문을 연다. 모니카 그뤼터스 장관은 “문화 및 창조 영역의 여성들은 더 나은 승진 기회와 공정한 임금, 일과 가정 양립이 필요하다”며 8월 중에 독일의 여러 문화 조직의 최고협의체인 독일문화위원회(Deutschen Kulturrat) 내에 프로젝트 사무국을 꾸린다고 발표했다.


출처:dw.com


이 프로젝트 사무국 운영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여성 예술가와 예술 경영인들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다. 성별 균형이 맞는 여러 심사위원회나 협의회 구성을 통해 다양한 행사 및 이벤트와 관련된 여성 문화인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최근 열렸던 한 영화제 심사위원 총 30명 중 남성은 28명이지만 여성은 2명에 불과했다. 프로젝트 사무국은 여성 문화인을 위한 장학금과 멘토링 프로그램도 후원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독일 문화·미디어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문화 및 미디어 영역 내 젠더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7개 기관 대표로부터 상황 개선을 위한 보고서를 받았다. 일례로 베를린 마틴-그로피우스-바우(Martin-Gropius-Bau) 미술관은 여성 예술인들의 전시 후원 확대를, 독일음악협의회(Der Deutsche Musikrat)는 오는 10월 성 평등을 위한 단계별 계획을 준비한다고 알려졌다.


한편 이와 관련해 의사이자 배우인 마리아 푸어트뱅글러(Maria Furtwängle)는 “여성은 미디어와 영화에서 나이 듦에 따라 사라지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독일 로스톡 대학(Universität Rostock) 연구팀과 총 3천 개의 TV 프로그램 및 1천 개의 영화 필름을 분석해 ‘독일 영화와 TV 속 남녀역할 묘사(Geschlechterdarstellungen in Film und Fernsehen in Deutschland)’라는 주제의 젠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젠더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TV와 영화 속 주요 캐릭터의 2/3가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퀴즈쇼나 코미디 등과 같은 논픽션 엔터테인먼트(non-fiktionaler Unterhaltung) 내 남성 비율은 69%였고 뉴스, 다큐멘터리, 스포츠 등과 같은 프로그램에서도 남성 출연 비율은 약 70%였다.  

무엇보다 젊은 여성들은 같은 또래의 젊은 남성 동료보다 TV에서 자주 출연하지만, 50세 이상이 되면 여성 출연비율은 크게 낮아져 남성 비율(80%)에 비해 여성은 2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8월 원고

채혜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독일 통신원 (chaelee.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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