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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won Mar 26. 2019

2017.19_터키 내에서 일고 있는 일부다처제 논란

결혼한 사람들이 두 번째 파트너를 찾도록 도와주는 터키 중매 웹사이트가 폐쇄된 일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사이트를 중심으로 터키 내 일부다처제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독일 언론 ‘도이치벨레(DW)’는 “한 터키 중매 웹사이트가 이용을 금지 당했다.”며 “이 플랫폼은 결혼한 남녀가 두 번째 파트너를 찾도록 도와주기 위해 설립된 사이트였다.”고 보도했다.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남녀를 돕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되어 있는 이 웹사이트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조건에 대해 ‘여러 이유로 이혼하지는 않고 있지만 파트너와 더 이상의 관계가 없는 남성’ ‘여러 이유로 결혼하지 않고 동시에 종교상 죄를 짓고 있지 않은 여성’ ‘죄를 범하지 않으면서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남성과 여성’ ‘결혼하고 싶은 사람’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슬람 사회에서 일부다처제는 여전히 분분한 이슈인데, 일부 남성들은 명목상으로나마 일부다처제를 존속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종교적으로 일부다처제를 주장하는 이유는 “당신이 선택한 여성, 두 명이나 세 명 혹은 네 명의 여성과 결혼하라. 그러나 그녀들을 공평하게 대해 줄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면 오직 한 여자와 혼인하라."라는 코란(Quran 4:3)의 한 구절 때문이다. 


현재 다수의 국가에서 일부다처제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터키에서도 일부다처제를 금지하고 있는 국가다. 이에 지난 12월, 중매 웹사이트가 폐쇄 조치된 것에 대해 터키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플랫폼에 대한 언론 보도는 여성계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터키여성단체연합(The Federation of Turkish Women's Associations, TKFD)은 “이 플랫폼은 여성의 신체와 종교의식을 이용하고 있는 성차별적인 웹사이트”라며 앙카라의 주 검사를 상대로 즉시 이 사이트를 폐쇄할 것을 주장했다. 이후 웹사이트 폐쇄는 터키 정보통신기술국(Turkey's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 Authority, BTK)에 의해 진행됐다.


출처:secondwife.com


하지만 여전히 온라인상에서는 이번에 폐쇄 조치된 웹사이트와 비슷한 성격의 플랫폼을 찾아볼 수 있다. 문제 되고 있는 첫 번째 플랫폼은 두 번째 부인을 찾는 ‘세컨와이프닷컴’이다. 이 사이트에 접속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결혼상태, 얼마나 오랜 기간 무슬림을 믿어왔는지, 얼마나 자주 기도를 하는지 등에 대해 체크해야 한다. 현재 이 웹사이트에는 터키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가입한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또 다른 타깃이 되고 있는 것은 ‘시리아 여성’이다. 현재 시리아는 계속되는 내전으로 남성 사망 및 실종률이 계속 늘어나면서 일부다처제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yrian Women’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 플랫폼에는 ‘시리아 여성들이 결혼을 기대하고 있다’와 ‘시리아 여성들이 원하는 것’ 등 다양한 하위 섹션이 있다. 이에 대해 도이치벨레(DW)는 “‘시리아 여성’ 웹사이트를 살펴보면 전쟁으로 인해 고국에서 탈출해 터키로 도망친 시리아 여성들에 대한 성차별주의적인 고정관념이 그대로 읽힌다.”고 보도했다.  


터키 여성 인권조직인 KAMER 재단에서 근무하고 Gulseren Kaplan은 “일부다처제가 특히 농촌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시리아 난민 여성과 결혼해 두 번째 부인으로 데리고 오고 있는 터키 남성의 수가 현저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쟁에서 도망친 여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결혼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남성들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터키의 남동부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보안상의 이유로 익명을 요구한 한 활동가는 “요즘 여성들이 불만을 말하면 생명의 위협을 가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남자들은 시리아에서 두 번째 와이프를 데리고 오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으며, 특히 부유한 남성들이 두 번째 부인과 결혼하고 있는 비율이 높다”고 말했다. 


2017년 12월 원고 

채혜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독일 통신원 (chaelee.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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