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학

by 리도란

의도적인 부분도 있지만, 일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간다. 심할 때에는 금요일을 제외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점심과 저녁 식사를 포함한 일정 모두가 미팅과 만남으로 채워지곤 한다. 나는 내가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꽤 늦은 나이에 알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새로운 사람, 새로운 시각을 접할 때 가장 신이 난다.


사람들을 만날 때 크게 주의하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의식적으로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돈이나 명예와 마찬가지로 인간관계 역시 억지로 쫓다 보면 오히려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가까워질 사람은 내가 애쓰지 않아도 가까워지게 되어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알아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억지로 다가가려는 행동은 오히려 반감을 사기 쉽다.


둘째, 베푼 것에 생색내지 않고 받지 못한 것에 서운해하지 않는다. ‘약한 관계의 힘’을 활용하기 위해 꼭 필요한 원칙이다. 약한 관계에서 베푸는 것은 대부분 몇 마디 조언이나 작은 기회 제공 정도에 불과하다. 그것으로 누군가 큰 이득을 보았다 하더라도, 이는 결국 그들의 역량이지 나의 도움 덕분만은 아니다. 또한 내가 누군가에게 무한히 베풀 수 없는 것처럼, 상대방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셋째, 지금 만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마음가짐과 함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사회에는 더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더 가치 있거나 의미 있는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다.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을 함께하는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애초에 만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이러한 원칙과 함께 늘 염두에 두는 것도 있다. 어떤 사람은 짧게 만나야 좋은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느리고 길게 만나야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내 마음이 여유로울 때는 많은 것을 베풀 수 있지만, 마음이 좁아져 있을 때는 만남의 횟수를 줄여야 한다. 우리의 인식 자원에는 언제나 한계가 있고, 집중할 수 있는 이상으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하면 실수나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다.


인간관계는 ‘다 알았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위험하다. 그래서 인간관계는 매일 새로운 배움의 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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