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연관성, 나를 챙긴다는 것

by 리도란

도널드 더턴(Donald Dutton)과 아서 애런(Arthur Aron)의 연구로 인해 심리학 교양서적에서 자주 소개되는 실험으로 ‘흔들리는 다리 실험(Capilano Suspension Bridge Study, 1974)’이 있다.


간단히 말하면, 높은 곳에 있는 외나무다리에서는 불안감과 초조감으로 인해 심박수가 높아지는데, 이때 이성을 만나면 그 불안과 긴장을 호감이나 설렘으로 잘못 해석하는 현상(잘못된 각성 오귀인, misattribution of arousal)을 보여준 연구다.


나 자신 역시 그렇지만 누구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온갖 기분 나쁠 일들이 세상에 널려 있다.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에 따라 그것을 오래 끌고 다니는 사람도 있고, 그날 일은 그날 잊거나 회사의 일을 집까지 가져오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성향 혹은 심리적 경향성은 정신적 건강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다.


결국 잘 잊는 사람이 더 즐겁게 살 수 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회복탄력성(Resilience)도 이런 부분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곧 몸과 마음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와 직결된다.


최근 담당하는 조직이 늘어나면서 만나야 할 사람도 많아지고, 새롭게 공부해야 할 것들도 늘어났다. 자연스레 시간에 쫓기는 삶이 이어지고, 수용해야 하는 정보량은 많아진다. 신기한 것은, 시간이 부족해질수록 나를 찾는 요청은 더 많아진다는 점이다.


정보량과 처리량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기 쉽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민감해지고, 민감해진 상태에서는 실수할 여지도 커진다. 이런 상황은 기분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삶의 만족도 저하로 이어진다.


나는 이런 상황에 들어서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삶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 모든 요청은 같은 무게로 중요하지 않다

- 다른 사람도 중요하지만 언제나 나를 우선적으로 챙겨야 한다

- 모든 요청은 우선순위로 나눌 수 있다

- 우선순위가 높은 요청은 빠르게 처리하고, 나머지는 내 여유가 허락하는 범위에서 조율한다

- 모든 요청을 처리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 나를 배려하는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우선순위를 낮춘다

-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정도까지 삶을 효율화한다

- 다시 이전의 배려 깊은 상태로 돌아간다


이 과정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몸과 마음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몸의 신호와 마음의 신호를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초조한 것은 단순히 잠이 부족한 탓일 수 있고, 몸이 아픈 것은 불필요하게 감정을 많이 소모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내가 제대로 서야 세상을 바로 볼 수 있고, 내가 여유로워야 타인에게 관대할 수 있다. 이 단순한 진리를 잊지 않을 때 비로소 우리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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