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수용주기 곡선과 과대 곡선(Hype Cycle)
여기 VR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VR이 대중에게 콘텐츠로서 선보였던 그 시기에 나는 대학교 1학년이었다. 과거 VR 관련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잠깐 받다가, 현재는 기대감으로 부풀었던 거품들이 꺼지기 시작했다. 지금에서야 '알짜배기'만 추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 시장에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일정한 단계를 거친다. 제프리 무어는 '기술수용주기곡선' 을 통해 이를 정의했다. 그는 하이테크 산업의 제품이 시장에 진입할 때 Chasm이라고 하는 장벽을 만나게 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가에 여부가 제품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요즘 IT 회사들은 이와 같은 곡선을 다들 염두에 두고 마케팅을 짜곤 한다.
위대한 발명으로 야심차게 등장한 기술이나 상품을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것은 극소수의 혁신가(이노베이터;Innovators)와 선각 수용자(얼리어답터;Early Adopters)들이다. 이곳은 사실 주류시장은 아니다. 주류시장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캐즘(Chasm)을 넘어야하는데, 대부분의 기술들은 이 캐즘에서 좌절되곤 한다. 세그웨이가 대표적인 예시다.
세그웨이는 *자이로스코프균형기술을 활용한 퍼스널모빌리티의 선구자였다. 세그웨이가 2001년 출시되었을 당시, '인터넷 이후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추앙받았었다. 스티브잡스 또한 이 추앙버스에 탑승했고..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한다.
자이로스코프 균형 기술이란, 회전체의 로토축이 자유롭게 회전하는 자이로스코프의 나머지 축들은 마찰을 무시하고 평형상태를 유지하는 기술. 이로 인해 원판이 회전되면 장치를 조금 움직이더라도 중심축의 방향을 유지한 채로 자세를 바꾸지 않고 계속 회전할 수 있게 된다. 대표적인 활용 제품으로는 탱크의 포신, 미사일, 선박의 수평유지장치 등이 있다.
20세기가 막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때, 실리콘밸리를 단번에 사로잡은 발명품이 하나 등장했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그 발명품에 대해 PC가 발명된 이래로 가장 놀라운 기술 제품이라고 말했다. 시제품에 마음을 빼앗긴 잡스는 그 제품을 만든 발명가에게 회사 지분 10%에 6,300만 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 발명가가 제안을 거절하자, 잡스는 그답지 않은 일을 했다. 잡스는 그 발명가에게 향후 6개월 동안 무료로 자문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현대의 에디슨이라고 불리기도 한 이 발명가는 자신이 발명한 이 신상품이 1년 안에 한 주에 1만 개씩 팔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 제품은 6년 동안 겨우 3만 개가 팔리는 데 그쳤다. 그 제품이 발명된 지 10년 후에도 그의 회사는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인간의 삶과 도시를 변모시킬 것이라던 그 제품은 오늘날 틈새시장에서만 쓰이고 있다. 자동평행 기능을 갖춘 개인용 이동수단인 '세그웨이(Segway)' 이야기다.
세그웨이에 처음 발을 딛고 올라선 스티브 잡스는 그 기계에서 내려오려고 하지 않았다. 발명가 딘 카멘(Dean Kamen)이 다른 잠재적 투자자들도 시승을 해봐야 한다고 말하고 나서야, 잡스는 마지못해 세그웨이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줬다. 하지만 잡스는 금세 끼어들어 다시 세그웨이를 탔다. 잡스는 '세그웨이는 PC에 버금갈 만큼 독창적이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상품'이기 때문에 자신이 세그웨이 생산에 반드시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잡스는 체계적인 분석보다는 직관에 의존해 큰 투자 결정을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IT 관련 투자에서는 수없이 옳은 판단을 내렸던 잡스가 세그웨이에 관해서는 오판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 잡스가 세그웨이의 잠재력을 과신한 3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고, 둘째 오만했으며, 셋째 흥분해서 들떠 있었다.
[출처] 직관, 자신이 경험을 쌓은 분야에서만 통한다|작성자 솔개
세그웨이는 잘 빠진 디자인과 '간지'로 이노베이터 스티브잡스, 그리고 그의 뒤를 따라 적극적으로 구매한 얼리어답터들을 잘 구워 삶았지만, 실용적이지 않으면 구매를 하지 않는 주류시장의 대중들을 매혹시키지 못했다. 캐즘에 빠진 세그웨이는 주류 시장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그대로 매출하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세그웨이의 예시처럼, 대중들의 수용도는 시장 규모와 비례한다. 그러나 *가트너는 이 모델링의 단점을 발견했다. 기업들의 수용도를 시장규모 보다는 그 기술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와 비례해서 판단하는 오류가 생긴다는 것이다. 신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시장이 성장기에 들어섰다! 우린 빨리 시장 침투를 해야한다" 라고 성급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반대로 관심이 식어가면 "이미 성숙기에 들어갔군!"하며 한물간 기술로 간주해 소홀히 취급하다가 다른 경쟁자들에게 시장을 내주는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그래서 가트너는 신기술에 대한 수용도와 시장의 관심도는 서로 별개라는 걸 Hype cycle 이라는 표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1979년 창립된 미국의 IT 컨설팅 회사. 시장조사, 연구조사로 세계적인 인지도가 높음.
Hype Cycle이란, 과장 곡선을 말한다. 기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어떻게 변하는지 경험 혹은 역사적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기때문에, 빗나간 예측도 많지만, 경험적으로 대략 일치하는 부분들이 많아, 전략수립 시 많은 참고를 할 수 있는 자료다.
https://en.wikipedia.org/wiki/Hype_cycle
Hype Cycle은 총 5단계로 움직인다.
1. 기술 촉발, 혁신의 방아쇠
: 기술이 관심을 받는 시기이지만 상용제품은 없고, 가설이나 속설만 있는 시기. 이 시기는 미디어가 나서서 세상이 바뀔 것처럼 떠들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시기다.
2. 기대거품의 정점, 부풀려진 최대거품
: 선도업체를 통해 성공이나 실패 스토리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 일부 기업은 사업에 착수하나, 대부분은 관망하는 시기다.
3. 환멸의 계곡, 환상이 깨지는 시점
: 대부분의 도전이 실패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사업화를 포기하는 시기. 살아남은 업체들만 투자를 계속 하는 상황이다. 이 시기에서 사라져 버린 기술들이 많음.
4. 깨우침의 단계, 깨달음의 언덕
: 수익모델 사례가 생기며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하는 시기. 버전이 늘어나면서 기술의 안정화에 돌입하게되고, 기술에 투자해보는 기업들이 조금 더 늘어난다. 그러나 보수적인 기업들은 관망한다.
5. 생산성의 안정기, 생산의 고원
: 기술이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고, 사업적 생존가능성에 대한 평가기준도 명확해지는 시기.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적정성이 높아지며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뜨는 기술, 멋진 발평품이 있다고 성공하는 기업이 있다면 아마 전부 다 성공했을 것이다. 이런 파란만장한 미래만 펼쳐진다면 참 좋겠는데,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우리 회사,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이 잘 뜨려면 응용기술이나 일반 기술들과의 응용은 필연적이다. 또, 갖고 있는 핵심 기술을 대중들에게 잘 패키징해서 전달할 수 있는 디자인과 상품화가 필요하다.
출처
https://subokim.wordpress.com/2017/12/21/gartner-hype-cycle/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corollamg&logNo=30142592827
https://choikorean.tistory.com/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