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공간 니즈와 뉴미디어 콘텐츠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있다. 그냥 심해지는 정도가 아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와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OECD 회원국 가운데 최악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세먼지로 사망하는 사람들은 비단 옆나라 중국만의 얘기가 아닌 것이다.
물론 미세먼지는 국제적 이슈다. 세계적으로 사람들은 뒤늦게 나무를 심어 공원을 만들기 시작했고, 공기 정화용 설치물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실제로 시행되고 있는 나라도 있다. 하지만 그 효용성은 제대로 검증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스모그 프리타워는 미세먼지 저감탑으로 유명하지만, 실제 효용성과 효율성에 의문을 갖는 의견들도 많다. '반경 10M를 기준'으로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다'는 조건일 경우에만 미세먼지 45%, 초미세먼지 25%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 때문이다.
게다가, 비용도 상당하다. 유럽 연합(EU)에서는 미세먼지 농도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꼽아 38억원짜리 대회를 열기도 했다. 유럽-중국 기술 연구소 팀 '코닝'은 벌집모양의 세라믹 필터를 활용한 공기정화 시스템'으로 '호라이즌 청적대기 소재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 제품은 비용적인 한계를 명확하게 갖고 있다. 필터 자체가 세라믹 소재 자체가 가격대가 높고, 대규모 설비를 유지 보수해야하기 때문에 실제 투자비용이 막대하다고 한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 맞춰 상용화가 가능한지 두고 볼 일이다.
한국에서는 초미세먼지 에어돔까지 나왔다. 학교 체육을 위해 경기도 교육청이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위해 에어돔 하우스를 설치를 고려중이라고 했다. 물론, '고려중'이다. 당연히 여러 기본적인 안전문제들이 검토되어야한다. 개인적으로는 비닐하우스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었다. 실제로 유통업계에서는 미세먼지의 심각한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이미 관련 상품인 공기청정기,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또, 미세먼지 관련 주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공기청정기 판매가 지난해보다 200~400% 급등하여 그에 관련된 회사들은 호황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코웨이 주가는 5월 1일부터 10일까지 5% 올랐다. 자동차·산업용 공기청정기용 필터를 생산하는 크린앤사이언스의 주가는 같은 기간 52% 상승했다. 5월 10일 종가 기준으로 1만3350원이다. 미세먼지용 마스크 제조업체인 케이엠·오공 주가는 각각 8%, 5% 올랐다.
공기청정기 뿐만 아니라 화훼, 뷰티업계에서도 수혜를 얻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에 따르면 공기정화 기능이 있다고 알려진 관엽수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4월 고무나무 거래량은 3만1484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7354분)보다 15% 증가했다. 공기정화식물로 알려진 아이비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236분에서 올해 18만9226분으로 약 16.7% 늘었다.
또, 뷰티업계도 미세먼지를 말끔히 지워준다는 클렌징 제품을 쏟아내며 안티폴루션(Anti-pollution·오염방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LG생활건강은 ‘마케리마케 안티더스트 클레이 폼 클렌저’와 ‘안티더스트 버블 클렌징 마스크’를 내놨다. 대나무 숯과 제주 화산 용암 성분을 함유해 초미세먼지를 96.8% 제거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미세먼지를 깨끗하게 지워준다는 ‘시티케어 마린워터 트랜스 팩투폼’을 출시했다.
이와 같은 소비 패턴은 단숨에 여가 패턴까지 바꾸게 되었다. KB 국민카드 빅데이터 조사에서는 최근 공연장, 전시장 티켓 구매 결제가 미세먼지가 ‘보통’인 날보다 ‘나쁨’일 때 31%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화관 22%, 볼링장 10% 가량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밖에서 미세먼지 마실 바에야 차라리 실내 공기청정기가 뿜는 쾌적한 공기를 마시며 여가를 즐기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주 고객인 실내 테마파크는 말 할 것도 없고, 야외활동을 계획하던 나들이 객을 위한 근교 실내 놀이시설의 수요는 당연히 급증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컬쳐 큐레이션 컴퍼니 스마트인피니가 자사 판매 채널 ‘라이프스타일 힐팩’에서 대표적인 실내 놀이시설 이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나흘간 전년 동기 대비 티켓 판매량이 약 30% 증가했고, 최대 22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 또한 실내를 선호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미세먼지' 키워드가 포함된 게시글은 120만개가 넘는다고. 조사에 따르면, 공공의 적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한 이들의 니즈는 주로 복합 쇼핑몰에서 해소하곤 했다.
'미세먼지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뉴미디어 콘텐츠들이 출현하고 있다.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그에 따른 수요도 늘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뉴미디어 콘텐츠로는 VR 테마파크, 디지털 전시, MR 테마파크 정도가 되겠다.
위의 표를 참고하면, 연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실내 데이트 장소로는 영화관, 서점, 백화점을 포함한 복합쇼핑몰(46%)이 꼽혔다. 최근엔 쇼핑몰 안에도 VR 테마파크가 입점한 곳이 많아 지나가던 쇼핑객들의 발길을 붙잡으며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구체적인 데이트 선호 장소로 VR체험관을 선택한 비율은 13.7%로, 순위는 3위를 기록했다. 이는 미술관, 박물관 등보다 높은 수치다. 실제로 많은 VR 테마파크, VR 카페 들이 미세먼지 마케팅을 하고 있다.
공간 기반 디지털 전시도 미세먼지를 피할 수 있는 실내형 뉴미디어 콘텐츠다. 다양한 규모로 전시되는 인터랙티브 기반 (상호작용 기반) 디지털 전시는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디지털 전시는 어른 취향의 하이앤드 아트 퀄리티 디지털 아트 전시 뿐만 아니라 아이 취향의 디지털 아트 전시 등 폭 넓은 형태로 성장하고 있다.
3. MR 테마파크
VR과 디지털 전시가 합성된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테마파크도 요즘 핫 트렌드로서 떠오르고 있다. 혼합현실은 AR, VR과 다르게 여러사람이 동시에 가상의 세계를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조도가 확보된 4면 실내공간에 프로젝션 맵핑하여 굳이 갑갑한 HMD(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를 착용하지 않아도 가상의 공간을 경험할 수 있다.
때를 잘 타야한다는 말이 있다. 미세먼지는 어쨌든 세계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전반적인 콘텐츠 산업에서의 관점에서 핫이슈는 확실해보인다. 사람들이 밖에 나가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 중 실내 테마파크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퀴퀴한 공기가 사람들이 실내로 집어넣는(?) 때를 잘 타야할 것이다. 지금이 때다. 대체공간에 대한 니즈는 한동안 계속 될 것이다.
출처
https://www.ajunews.com/view/20180206080442264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59569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8/09/201808090036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