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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잔디


노을-!

하늘을 태우며 사라진다. 빛이었다가

밝은 것들이 저마다 품고 산다는 미완성의 아우성.

매사는 다 익어 저물어갈 때 가장 진정하다고들 한다.

아무리 기다려도 저물 일 없어 보이던 선명한 열망

그것도 한 번은 붉게 타야만 진정한 것으로 된다.

그러고 나면 하늘 꼭대기부터 재처럼 뿌려지는 것이 밤이다.


밤-!

밤은 포기한 마음이라 품이 저리고 할 말이 없다.

껌껌한 것들이 저마다 품고 산다는 고요.

등에는 멀찌감치 흰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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