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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잔디 Jan 20. 2022

두서없는 새 페이지

1월이라는 새것의 다짐

두서없는 새 페이지

: 1월이라는 새것의 다짐


지난 6개월간 7시에 기상하는 습관을 우기다 올해 들어 기상 시간에서 해방되었습니다. 오전이라고 부를 수 없는 시간에 기상하기가 일상이고 밥도 먹지 않고 잠만 자기가 당연시되어가고 있습니다. 무기력을 만끽하는 이 시즌은 때가 잘 맞게도 한파가 한창이라는 겨울의 허리이며 그럼에도 햇살은 적절한 희망처럼 봄기운을 냅니다. 당신을 잘 지내시는지요? 건강하십니까? 올 해는 이 질문을 많이 던지는 한 해로 보내고 싶습니다.


지난 2년간 다양한 사명이 있었습니다. 사건과 상실과 상쇄가 난무하던 두 해를 통과하고 나니 제 손에는 무사히도 쑥스러운 소량의 작업물과 정돈된 가족 간의 화목이 쥐어졌어요.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는 의미로서 삶은 두꺼웠고 여유가 모자랐습니다. 따라서 제 일부분과 같던 소중한 친구들과의 관계를 돌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어요. (나의 한 부분을 챙기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를테면 결혼한 친구들을 정확히 축하하지 못했고 심한 일을 당한 친구도 마음 써 보듬지 못했습니다. 해이해진 관계도 진전 없이 지체시켰고 결국은 때를 놓쳐버리기도 했지요. 작년과 올해는 단지 20 밤뿐이 차이 나지 않지만 1월이라는 새것에 들어서니 절실하게 아쉬운 것이 그런 것들입니다. 그래서 올 해는 안 그렇게 살아야지, 하고 다짐해 봅니다.


벌써 몇 주간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가족은 온실이지만 동시에 반듯한 네모이기도 하지요? 저는 멀지 않은 바깥에서 지내보고 있습니다. 최대로 늦게 일어나고도 한계 없이 더욱더 잠을 자고 아르보 패르트 음악을 자주 듣고 새 수첩을 고르며 지냅니다. 소중한 사람과 자주 술을 마시고 심슨 만화를 보며 깔깔거리고 실속 없는 말도 자유롭게 하면서 지냅니다. 


그리고 채워지지 않는 빈칸은 글쓰기로 채워보기로 합니다. 짧은 말은 음악이 되고, 긴 말은 시절의 박제로 되고, 공유는 슬쩍 내미는 안부가 될 것입니다. 사는 느낌을 쓰고 싶습니다. 두 주를 살며 가장 강렬히 느끼는 것들을 수집하여 늘어놓고 싶습니다. 쓰고 나면 얼마큼 진정이 될 감정을 남겨두고 싶습니다. 더하여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감탄과 자랑으로 기쁨을 매우고 싶습니다. 침 한번 꼴깍 삼키면서 세상 어렵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준비합니다. 보름 만에 한 번씩 발행될 다소 개인적인 이야기들. 느리고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https://youtu.be/TJ6Mzvh3X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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