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나는 감사해야만 한다.
2025년 10월 25일의 감사 일기.
오늘은 어머니 아버지가 외할머니의 생신을 챙기러 가느라 집에 나와 동생만 있었다. 오전에는 늘 토요일마다 가는 우쿨렐레 수업(이것도 이제 몇달 되었다!)을 다녀오고, 동생에게 점심 먹자고 전화했는데 뭔가 맛있는게 먹고 싶데서(그렇지만 정확하게 떠오르지는 않는) 각출해 쌀국수와 팟타이를 시켜 먹었다.
어디서?
보통 태국 음식은 잘 안 먹는데 벤탄빌라는 체인점인데도 맛이 깔끔해서 그냥 저냥 먹는 곳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먹는 쌀국수는 특별했다. 나에게 활력을 주는 일용할 양식!
그 양식을 넷플릭스에서 하는 마리아란 영화와 함께 보며 먹었다.
마리아는 마리아 칼라스라는 프리마돈나에 대한 영화이다. 동시에 내게는 너무 슬픈 영화였다. 음악이 그녀의 모든 삶이라는 것도, 더이상 노래를 부르지 말지 하면서도 기어코 부르려는 것도 너무 이해되어서...난 음악이 아닌 다른 분야를 어렸을 때부터 했지만.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그의 삶 자체가 그녀였다는 것도 얼마 전의 나와 비슷했다. (물론 난 그 사람을 깊이 미워하게 되었고, 이제야 털어냈다. n년이 걸려서야 그 사람을 진실로 미워할 수 있게 됐다)
마리아는 환영과 현실을 오가며 과거를 추억하고 그 사이에서 음악에 대해 갈망한다. 언제나 프리마돈나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던 그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엔딩까지 보고 나서 좀 울게 된 영화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죽음으로서 사후세계가 있다면 연인인 오나시스와 행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후 요즘 어떤 분야로 취직해야 할 지 막막한 나는(빵공장을 그만두게 되어) 설거지 후 유튜브로 포토샵 강의를 하루 2강 정도 보고 있었다. GTQ 1급을 독학해서 따면 무려 학원비 160만원이 세이브 된다. 일러스트도 그렇고. 그래서 그거라도 따볼까 하고 가볍게 공부 중이다.
그러고 나니 바로 이 시간이 되었다.
한 사이트에 질문을 올렸다. 디자이너가 나은지, 아님 뷰티(네일이나 에스테틱)가 나은지.
그랬더니 다들 디자이너는 하는 게 아니라는 말을 한다. 클라이언트의 요구 맞추는 게 장난 아니라 지병도 온다고. 그리고 한쪽에서는 뷰티도 잘못하면 피 난다고 사람 상대하는 서비스직이라고 하고...
뭐가 나은지 모르겠다.
뭐든 내가 오래 공부하고 근무할 수 있는 분야면 좋겠는데...
어떤 길을 선택할지도 사실상 어려운 일이다.
11월에 국민취업지원 제도를 다시 신청할 수 있는데(나이가 나이라 거의 마지막) 그 때 다시 생각해봐야 하나, 아님 내일배움카드를 재발급 받아서 바로 영상편집 같은 강의를 들어야 하나 고민 중이다.
아무튼 좋은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우쿨렐레 원장님도 나를 가르치고는 잠깐 대화 타임을 가지며 걱정하셨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 하루였다. 다들 아프지 않고 오래오래 함께 하기를.
이 글을 보는 이들도 모두 따스해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사진: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