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고마워. 잘 지내.

내가 헤어진 사람들에 대해

by 채은경


오늘의 감사 일기를 써볼까 한다.


2025.08.31(일요일)

1. 우선 오늘 동생이 당직 서지 않는 날이라 혼자가 아니었다. 어제는 다소 우울하고 무기력 했는데 함께 있다는 느낌 덕분에 나는 다이어리에 적은 것 중 많은 것을 좀 더 할 수 있었다. 동생의 존재 자체가 예전에는 귀찮았는데 이제는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2. 동생이 버거킹 먹자고 해서 나는 콰트로 치즈 버거인가? 그걸 시켰다. 다행히도 좀 짤 정도로 치즈가 듬뿍 들어가 있어 맛있었다. 또 샴페인이 먹고 싶다고 해서 아폴로 살구&아몬드 치즈를 같이 사서 가져 갔다. 나도 동생도 약 때문에 많이 먹지 못했다. 하지만 한 잔의 여유와 맛있는 치즈는 (샴페인은 드라이 했고 치즈는 달아서 내 기준에서는 완벽했다. 동생은 좀 더 단 와인을 좋아한다고 해서 취향 맞추기에는 실패했지만) 하루의 느낌을 달라지게 만드는 것 같다.


또 동생이 보드게임을 오랜만에 같이 하자고 해서 카탄을 했다. 내가 져서 좀 스트레스 받았지만,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 없을 거란 걸 아니까 더더욱 고마웠다.


3. 단편 영화 클립을 보고 펑펑 울었다.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데 헤어질 때 모질게 군 사람들, 그냥 잠수 이별한 사람들. 다시 볼 수 없는 사람들. 사랑은 희생인 걸 정확히 몰랐을 때도 나는 사랑을 했다. 정확히는 그들을 좋아했다. 몇 번이고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는지 모른다. 신들께도 그랬다. 가닿을 수 없어도 아마 계속 그런 만큼 후회할 거다. 지금 있는 사람에게 잘하자.


4. 내일 입사 등록한다. 제발 수습기간을 무사히 넘기길 바란다.



오늘의 감사 일기는 이걸로 마친다.

이 글을 읽은 여러분들도 하루를 감사하길 바랍니다.


늘 그래왔듯이 행복하고, 반듯하게 살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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