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이 되어 시작한 작은 공부 습관

아이가 6학년이 되니 공부가 걱정이다. 국어, 수학은 책도 읽고 문제집도 풀며 조금씩 해 나가고 있는데 사회, 과학은 그러지 못했다. 아이는 5학년 때 배운 과학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또한 문득 대화를 나누다 보면 사회과 중요 어휘나 개념을 몰라 ‘이걸 모른다고?’ 싶을 때가 많았다.

중학교 가면 많은 아이들이 공부가 어려워졌다고 실감하는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교과서를 잘 이해하지 못해서라고 한다. 아이는 평소 문학책은 좀 읽지만, 비문학 책은 잘 읽지 않다 보니 지식과 상식이 약하다. 다양한 분야에 배경지식이 있어야 중고등학교 공부가 수월할 텐데 그 점이 걱정되었다.


그래서 떠오른 대안이 교과서 읽기다. 교과서는 꼭 알아야 할 필수적인 개념을 쉽게 설명해놓은 책이다. 초등학교 때는 주로 활동 중심의 수업을 많이 하다 보니 교과서를 꼼꼼히 읽는 습관이 덜 잡혀 있다. 기본 개념을 확실히 익힌다면 공부는 그때부터 순조로워지고 재미도 붙을 것이다. 그 기본을 잡아주는 데는 교과서만 한 게 없다. 기본에 충실하기. 공부의 가장 큰 노하우다.


교과서를 한 문장 한 문장 소리 내 읽기로 했다. 눈으로만 읽으면 대충 읽고 넘어가기 쉬운데 낭독을 하게 되면 문장에 집중하게 되고 소리 내어 말하면 내용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6학년 사회, 과학 교과서를 인터넷에서 주문해 집에도 구비해놓았다. 아이 혼자 읽으라고 하면 지겨워할 것 같아 함께 읽기로 했다. 나는 아이와 한 문장씩 번갈아 가며 읽었다.


친정 아빠 칠순을 맞아 가족 모두가 여행을 가게 됐다. 경북 영덕에 가기로 해 차를 오래 타야 했다. 나는 아이에게 차에서 볼 교과서를 챙기자고 했다. 교과서를 읽으면 유튜브를 볼 수 있는 자유시간을 주겠다고 하자 아이도 기꺼이 동의했다. 차에서 우리는 교과서를 펴고 한 문장씩 읽어나갔다.


아이는 엄마가 읽자고 하니까 어서 빨리 읽고 유튜브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 보였다. 처음에는 심기가 불편해 보였으나 점차 잘 따라와 줬다. 6학년 때 이런저런 내용을 배우는 구나 알아가는 표정이었다. 아이도 내심 6학년 공부에 대한 불안감과 긴장감이 있었을 것이다.


아이는 읽으면서 ‘왜 달은 행성이라고 부르지 않는지’, ‘명왕성이 행성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같은 질문을 하기도 했다. 궁금증과 호기심을 갖는 아이의 질문이 반가웠다. 내가 답변해줬으나 아이를 이해시키는데 충분치 않아 남편이 함께 설명해줬다. 그렇게 20~30분 정도 읽고 나서 약속대로 아이에게 자유시간을 줬다.


여행 중 교과서를 읽는 모습을 보고 남편은 나를 좀 유난스럽다고 여겼다. 6학년이 되자 나는 아이 학습이 걱정되고 조급한 마음이 드는 반면 남편은 느긋하다. 시키면 더 하기 싫어지는 법이라며 놀고 싶은 만큼 놀게 놔두고 아이가 자발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편은 학창 시절 나보다 공부를 더 잘했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 맨날 놀던 아이가 갑자기 정신을 차려 책상 앞에 앉고, 그때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는데 잘하게 되는 경우는 현행 입시와 유튜브가 있는 시대에서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나는 평소 따로 시간 내기가 어려우니 이렇게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제는 정말 6학년이니 공부에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무리하게 선행을 하진 않더라도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게 도와주고 현행을 탄탄하게 다져 나가야 했다.


나는 아이가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공부를 이제 좀 제대로 해볼까’라고 마음 먹고 해보려고 할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지 않도록 이끌어주고 싶다. 그래서 조금씩, 차근차근 함께 길을 찾아가며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돕고 싶다.

날마다 교과서 읽기를 하려고 했으나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웠다. 지금은 1~2주에 한 번씩 하고 있다. 어렸을 때는 잠자기 전 꼭 책을 읽어줬었는데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서 자연스레 이 습관이 사라졌다. 이제는 일요일 밤, 잠자기 전 15분간 교과서를 함께 읽는다. 이 작은 습관이 아이의 공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3번째 생일, 그림 속에 찾은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