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게나 던지는 말,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말
그저 그렇게 떠내려가도 마냥
히히 헤헤 웃음으로 흘러갈 수 있는 우리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짜증에는 짜증으로
안색을 살피지 않는 너
눈빛을 해석하지 않는 나
나를 스스로를 너를 서로를
무해하다 여기는 믿음
펼쳐진 전개도처럼
뒤집힌 이면을 보지 못해도
우리는 우리를 펼쳐진 면까지는 안다
다음에는 꽃이 필 때에
그다음에는 낙엽질 때쯤
기약을 느슨하게 연결하더라도
서로의 시간은 단단하다
우리에게 우리를
때때로 놀리거나 웃어주고
언젠가는 울어주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