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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May 26. 2023

사람의 숲


더위와 추위를 피해

빽빽이 우거진 그대들의 숲으로


소리로 만든 침엽을 견디기도 전에

줄기와 줄기를 맴도는 몰이해와

수직으로 하늘을 찌르는

당신과 나 사이의 평행선


쓸모와 무쓸모를 가르는 칼날의 손잡이를

그대에게 쥐어준 것은 나였다


미로를 헤매는 발바닥 아래에

까슬하고 차가운 웃음이 넘치고

진심은 보습 댄 흙 아래로

파묻어 버리고 나자 고요해졌다


옹이를 두드리는 손가락 끝에는

물기처럼 슬픔이 맺히고

하늘을 감싸는 독수리의 날개 속에

내내 잠자던 어린양이 이내 비명을 지른다


불쑥불쑥 가시덤불 속에서 

체념과 희망이 

헨젤과 그레텔의 빵가루처럼

목적지를 향해 뻗어 나간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그를 앞에 두고 서서

가만히 손을 모아 마주한 얼굴에

미안함과 경멸을 번갈아

덧 그리다가도

위로받음에 안도하고 슬퍼한다


낮은 가지에 앉아 높게 울어줄

산비둘기 한 마리가

포르르


겨울이 성큼 걷는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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