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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zzy Jul 09. 2021

PT 20회 후기

늦게라도 다행, 지금에라도 근육 운동

PT 20회를 끝낸 걸 자축하며

삶은 전복을 먹었다. 모레가 초복.

짤막히 20회 리뷰를 남겨

이후에 기억하고 싶다.


장점 _ 체중 감량, 건강 관리, 옷 구매 의욕 넘침

단점(이지만 알고 보면 장점)

_ 나와의 싸움 (against 부끄러운 몸뚱이)


일단 20회 차에 레그프레스 60kg을 진행했다.

양 사이드 30kg씩.

이게 가능해? 처음에 아무 무게 안 달린 것도

하고 나서 다리 근육이 당겼는데,

60kg가 실화야, 나의 눈으로도 안 믿기는 광경이었다.


레그 프레스 이후 스쿼트를 했는데,

여전히 상체 기울기는 계속되었다.

혼자 할 땐 가뿐히 한다고 착각했는데,

자세가 바르지 않아 수월히 한 듯하다.

골반이 접히고 그대로 하체가 내려가고

상체는 세워줘야 하는데,

다리도 팔도 후들거리고 어려웠다.

자세를 바로 잡는 게 관건인 것 같다.

유튜브 찾아보다 보면

자세 상관 없이 일단 회차를 늘려서 하라는 말들은,

잘못된 정보를 검색한 거였다.

하나를 하더라도 바른 자세로,

정확히 해내는 게 중요하다.

역시 스포츠는 자세!

향후에도 명심해야겠다.


운동에 나이란 없다. 건강 다큐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마라톤 할아버지가 유퀴즈에도 섭외돼 등장. 유재석과 조세호와 스쿼트 콜라보.


스쿼트와 레그프레스에서 에너지를 소진해버려서

다음 운동들에선 다리가 후들거렸다.

이미 힘이 빠진 상태.

분 당 움직임 재가며 트레이닝하는 스텝 밟는 서킷은,

중심을 잃어서 크런치로 대체해 마무리했다.

다리가 후들거리다니!

마른 체형도 아닌데, 부끄러웠다.


20회를 한다고 운동신경이 놀라우리 만큼

상승하진 않았다.

극적으로 뭔가 영화 속 인물처럼

실력이 늘 줄 알았는데...

땀은 뻘뻘. 감각은 조금 늘랑말랑 약올리듯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체중은 코로나 이후 찐 살은 다행히 빠졌고,

이전에 가졌던 같은 몸무게라도 운동한 이후

무게는 좀 옷 입을 때 편한 느낌은 있다.

(이렇게 합리화하나.)

상의 블라우스나 니트를 정장 바지나 청바지에

넣어 입을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변화다.

셔츠를 정장바지에 입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살이 찌면  뱃살 때문에 상의를 밖으로

빼내는 아이템만 사다 보니

그게 좀 싫었다.

피티 받은 이후,

짧은 니트나 셔츠를 살 수 있게 됐다.


타인들의 20회 후기를 찾아보니,

인바디 변화도 대단하고 사진들도 화려하고

극적 변화를 겪고 긍정신들이 된 듯했다.


나로서도 생활 속 기쁜 변화를 생각해 내고

싶었는데, 사소하달까.

옷 살 때 신경 쓰던 단점을

덜 신경 쓰게 된 걸 들 수 있어서 만족하기로 했다.

뱃살은 지금도 빠지진 않았다.

나잇살인지 어릴 땐 집중해 달리기만 해도

들어가던데, 쉽게 타파하진 못했다.

좀 더 열심히 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바지 치수 하나 줄인 걸로 일단 위안,

또 한 치수를 줄이고 싶은 맘은 여전하다.


운동 최고 장점은 체중 변화 외에도

두통과 어지럼증이 줄어든 것이고

각종 메니에르 증세가 와도

그러려니 조금은 속이 편해졌다는 점이다.

초기엔 얼마나 예민했는지,

어질어질한 상태로 운동해 보는

기이하고 신기한 경험을 했다.

기구를 들면서도 두통과 빈혈!

내 몸인지 남 몸인지 어질어질.

그냥 참고 했는데

회차가 갈수록 몸이 적응해 좋아졌다.

약에 의존하긴 하지만

운동이 좀 더 강하게 정신적으로

효과를 내었다.

운동다운 운동을 했다는 긍지가 들 적이면

더 건강해지고 싶다, 더 몸이 편할 만큼

가벼워지고 싶다는 욕망을 품게 된다.

될 대로 되라, 가 아니라

적어도 내 몸은 내가 지키자, 라는

몸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게 되었다.

대체로 몸과 건강에 대해 느슨한 인식을

갖고 살았는데 운동을 하면서

좀 더 규칙적이고 부지런한 몸을

원하게 되고 내가 그 바람에 다가가도록

조금씩 조금씩 노력해가는 기분이 좋다.

이런 일상 리듬을 삶의 패턴이 바뀐다해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식단은 그냥 일반식을 먹어서인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외관상 말하는

'눈바디'가 확 나아진 건지는 모르겠다.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스물아홉 서른에 무용을 쉴새없이 보러 다닌 적이 있다.

발레나 전통은 아니었고,

현대무용을 퇴근 후나 쉬는 날

몰아보고 먼 지방까지 훌쩍 가서

보고 왔다. 그때 친구들이나 동료들이

가장 먼저 했던 말은,

무용수 몸 장난 아니지? 이런 식의 반응이었다.

어떤 무용수가 몸이 좋아? 이런 질문.

(정말 싫었다. 사실 싫을 이유도 아닌데...)

무용을 하니 당연히 퍼포머들 몸이 멋있겠지만

나는 무용 공연을 보던 중 발생하는 어떤 기분,

없다가 생기는 의식, 정신적인 어떤 것들에

대한 호기심과 위안이 더 컸다.

사실 와! 멋있어~ 동작 현란해~ 이런 작품은

또 안 끌렸고, 그렇다고 아주 정적인 것에

반응한 것도 아닌, 알 수 없는 기분에

나와 맞고 내 주파수에 반응하는

각종 작품들에  탐닉했다. 특히 무용을 보고 나와서

안무자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거나,

작품 감상 중 떠오르는 생각의 흐름이

창작자와 비슷하게 흘러갈 땐 또 묘한 끌림을

얻고 다음 창작물을 이어보기도 하면서,

문제의식을 멀리서 함께(?) 달리 다듬어 갔다.

그렇게 무용에 입문했다.


그때 기분과 좀 다른 차원이지만

운동도 내게는 다른 세상과 기분을 향해

열린 문처럼 다가온다.

몸이 멋있어지고, 그것도 물론 당연한 반응이겠지만

또 누군가 내게

운동하니 살 빠져서 좋겠다 하면. 물론 중요하지만

그 감흥이 정신적인 것에 비해서는 작은 편이다.

이러면서 3만 보 걷고 러닝머신 60분

달리는 건 자기모순 같지만,

이상하게도 무용에도 운동에도...

정서적인 어떤 뇌적 작용에 좀 더 관심이 간다.

운동을 통한 기분 변화라든가,

내가 지키려는 신념이나 향후 미래 설계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것.

과거를 돌아볼 때 관대해지는 것.

분명 나의 몸이고 내가 뛰는 것인데,

어디선가 다른 차원의 위로와 만족감이

새롭게 발생하고 그게 일상의 에너지가

된다는 게 흥미롭고 신기하다.

그런 과정을 밝힌 움직임과 뇌의 상관관계에

대해 좀 더 들여다 보고 싶다.


이렇게 정서적인 거창한 면에서든,

건강 면에서

일단 생존 운동으로서

PT는 탁월한 선택였다고 생각한다.

운동을 하려고 헬스장에 들어설 때도

문 앞에서 일단 의식 전환을 하려고 한다.

마치 검도나 유도하는 친구들이

그 전에 경건한 스포츠맨십을 익히고

의식 전환을 치르듯

내 몸뚱아리의 운동감각은 쥐약이지만

의식만은 건전하고 고귀하게 임한다.

헬스장에 입장하며 카드 택을 찍으며,

순간

전후에 있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운동 자체에만 집중하자고 자기 암시를 한다.

그리고 나를 가르치는 피티 선생님이

우주 최강 세계 최고 스포츠맨이라는

믿음을 갖고 임한다.

피티를 받아본 게 처음이니,

사실 다른 분들이 어떤 직업의식과 티칭방식을

쓰는지는 잘 모른다.

유튜브로 가끔 트레이너들의 운동법을 찾아보지만,

쉽사리 빨려들진 않는다.

너무 잘하는 영상들에 거리감도 느껴져

보다가 그만 보게 된다. 아직은 영상으로

습득하는 것 무리인 초보라 그런가 보다.

그저 나의 리얼 클래스 50분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해 시도하자는 생각을 한다.

(말만 이렇지 정말 나는 못 들고 못 밀고 늘 좌절한다)

결정적으로 피티를 주저했던 가장 큰 이유도,

타인에게 레슨을 받는 게,

왠지 불편할 것 같단 기분 탓이었다.

체형 콤플렉스랑 몸무게 다 드러나고

열등한 운동 감각 다 탄로나고,

그런 게 굳이 내키지 않았으나

맘을 고쳐 먹고 내려놓으니 근육 운동이라는

신세계가 열렸다.

다행히 티칭 코치가 카리스마가 있는 편이고,

드라마 캐릭터로 외한다면,

 '형사'나 '경호원', '법의학자'스러운 아우라가 있어서,

(개인적 인상이 스릴러물이나

 형사물에 어울려 보이는 선생님.

근육 해부학이나 움직임 얘기를

계속 해서 그런 인상이 형성된 듯.)

늘 매시간 절도 있는 움직임을 물들고자,

애쓰고 있다. 세가 바른 사람이 되려고

정말 애!쓰!고 ! 있다.

같은 시각 만일 책을 읽거나 다른 모르는 분야 상식을

배웠다면 더 습득이 빨랐을 것이다.

머리 쓰는 데에는 조금 자신이 있는 편이나

반대로 몸은, 진짜 할 말이 없다.


이런 내가 피티를 20회나 잘(?) 소화했다는 데에

대한 자찬으로 금욜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십 년이라도 일찍 근육 운동을 시작할 걸 하는,

미련이나 후회가 든다.

올바른 운동법을 한 번만 받아 봤어도

감흥을 얻고 근육을 늘리는 노력을 했을 텐데,

그저 어깨나 허리, 팔목이 아픈 건

직업병이려니 하고 무시해 왔다.

늦게 시작했지만 지금에라도

근육운동을 한 걸 다행이라 여기고

주변에 늘 운동하라는 말을 달고 산다.

특히 근육 증강!!!


지인들 중에 운동한 느낌을 외관상으로도

바로 풍기는 친구들이 있는 편인데,

그들은 내가 지금껏 몰랐지만

그렇게 다들 기구도 들고 스트레칭도 하고

전념을 다해 걷고 뛰며 몸을 책임지고 살았을 거란 사실이

새삼 경이롭게 느껴진다.

당신의 운동법이란 테마로,

몸을 쓰는 지인들의 비법(?) 혹은 루틴을

물어보고 싶어졌다.

관심없던 분야에 관심이 생기니

새삼 알았던 이들의 운동 습관들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요샌 콜라보가 대세라 핏빗은 미니언즈와 콜라보 중이다.
스마트워치 핏빗은 이렇게 미션을 건네고 달성에 따른 배지를 메일로 발송해 준다.
하정우 3만보 경험담과 다큐멘터리에 감동 받아 지금껏 잘 쓰고 있는 핏빗
63빌딩을 왕복하고도 남을 거리를 걸었다. 누적량 배지도 간간이 발송. AI와 운동도 괜찮다면, 추천할 만한 어플. from 핏빗 워치 애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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