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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zzy Jul 06. 2021

다이어트 정체기

기뻐하며 버틸지어다

다이어트와 운동 정체기에 들어섰다.

뭘 얼마나 열심히 했다고, 얼마나 안다고 벌써

정체기야, 라고 내 탓을 해보지만

요 근래 체중은 도로 늘고 운동 감각은 좀처럼 늘지 않고,

처음에 지녔던 신나고 설레던 기분이 다소 감소했다.

초반에 활활 태울 듯 으쌰으쌰하고 소진해버리니.

부끄럽다. 다시 정체기를 극복해보고

싶어서 혼자 나름의 방법을 고민해 보았다.

원인을 찾고 다시 해야 하니깐.


마치 선 성취감 이후 후 도전 욕구가 뒤따르고

작은 실패 이후 연달아 큰 낙담이 따라오는

일상의 흥과 망처럼.

운동도 비슷한 거 같다.

뭔가 해 봤다라든가 하고 있단 자긍심이 들면

계속 추진력이 생기고,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오히려 했는데 별로야,

싶은 실패감을 맛보면 흥이 나지 않는다.

성취감이 그래서 중요하다.

몇 번의 획득 감각을 얻고 나면 주욱 갈 텐데,

그게 참 어렵다.


요 몇 주는 무더운데 산도 무리해 오르고

비오는데 산책하고, 연달아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우며

 3만 보 이상 걸은 날도 있었다.

예전엔 2만 보면 피곤해졌는데,

이상하게 3만 보도 안 피곤했다.

정신력인지. 착각인지, 실제 몸이 적응한 건지

알 수 없는 상태로

3만 보 핏빗 배지도 획득했다.

3만을 채우면 핏빗 액정 속 점선 원이 완성된다~

몇 달에 한 번 달성할까말까 싶던 핏빗 3만 보라니

은근 뿌듯하기도 했고

산길을 씩씩하게 걸으며

몸이 좋아지리란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체력도 감각도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도.


그런데 웬 걸.

살이 빠지기는 커녕 몸무게는 더 늘었고,

헬스장에서 무게를 들어 봐도

추 하나 더 올리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왜 이리 무거운 걸까.

근육이 없어서일 텐데,

그래도 석 달 됐으니 좀 무거운 것도

도전할 수 있지 않나 했는데,

꿈쩍도 안 한다. 혼자 하면 더 안 되고 짜증까지 났다.

근육이 그렇게 쉽게 생기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름은 다이어트!,라며 호기롭게

더 체중을 줄이체력을 업하리라 느꼈으나

몸은 더 피로를 경험는지 버티는 건지

조금의 미동도 없이 변화를 거부한다.

그러니

헬스장도 살짝, 가기 귀찮은 기분마저 경험했다.

에서 엘리베이터만 타면 되는 곳에

헬스장이 있다.

같은 건물에 있

나는 홈트레이닝이

바로 헬스장 운동실이지, 라고 긍정적으로

여겨 왔는데 신발 주머니 들고 내려가는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운동이 좀 힘들어 요가를 들어갔는데,

정적인 움직임에 또 다소 지루해지고

줌바는 코로나 다시 확진자 증가세 시기라

들어가기가 싫어졌다.


이 얄팍한 마음을 고쳐 먹어야다.

도봉산
아차산

다른 이들은 어떻게 슬럼프를 극복할까

이것 저것 운동 글들을

찾아보니 어느 트레이너의 글에 위로 받았다.

운동을 하다 보면 시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슬럼프와 체중 정체기가 오는데

오히려 기뻐하라는 것이다.

몸이 운동에 적응한 결과이고

그 단계를 지나면 정말 계단식으로

보람되는 결과로 접어드는 시기가

꼭 온다는 것이다.

아, 누구나 정체기를 는구나.

체중이 멈추는구나.

이렇게 움직여도 그대로라는 데에

정말이지 낙담했다.

운동 초반엔 잘 빠지던 살이

다시 불기 시작.

요요까진 아니지만

6kg 빠졌다가 3kg 쪘고,

결국 3kg가 빠진 인데

이 몸무게는 운동을 열심히 안 해도

그냥 갖던 수치라 감흥이 없었다.

체중 감량에 성공하는 이들이

정말 독한 거라는 걸 또 깨달았고,

식습관을 점검해 보기로 했다.

최근에 급상승한 체중 주범은

뻥튀기였다. 살을 빼기 위해

밥 대신 옥수수 강냉이를 먹기로 했는데,

오히려 간식 혹은 야식으로 강냉이가

더 추가되었고 그게 그대로 체중에 반영되었다.

콘 플레이크를 먹어 살을 빼겠다고 하다

우유만 더 많이 마셨고

한 끼 식빵 먹으려다 빵 살도 쪘다.

엄청 거대한 용량을 만 원 초반 대로 구입할 수 있다. 스타벅스 커피 두 잔 정도 비용. 튀긴 지 얼마 안 된 걸 줘서 심지어 너무 바삭바삭하다.
제기역 과일 야채 시장 근처에 있는 한반도 뻥튀기 집의 우주 강냉이. 점포 이름은 한반도. 뻥튀기는 우주라니~ 한반도의 우주!!!

이래저래 원인 없는 결과 없다.

원인도 자신이 제일 잘 안다.

다시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돌아가,

운동을 진심으로 대해야겠다.


포스트와 켈로그는 다른 그림 찾기 놀이 포장 같아

그리고 평소 수 년 간 매일 달릴 수 있던

비결(?)이랄까. 만년 헬스 회원 티브이 보기를

그 시간만큼은 여유롭게 내게 휴식 삼아

선물로 주자고 생각했다.

요샌 시간이 아까워서,

러닝머신과 사이클링을 좀 멀리 했다.

원래 거기 앉아 티브이 보는 게 예전 취미(?)

생활이기도 했다. 방송이 일일 땐 일적으로,

방송을 꿈꾸던 시절엔 꿈을 그리며,

방송을 떠났을 땐 또 그저 심하게 좋아하는 대상으로

말이.


티브이 시청을 좀 심히 좋아하는 편이었다.

티브이가 수십 대 켜져 있는 환경에서 일하는

것을 편애했으며,

작업실에서 일할 때도

휴대폰과 패드로 티브이가 늘 켜져 있,

학창 시절에도 음소거를 해놓고

내 방 티브이를 거의 계속 틀어놓았다.

디엠비를 일로 담당하던 시절엔

집에 돌아가서도 디엠비. 티브이, 라디오를

모두 한번에 틀어놓을 정도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이 티브이 틀기다.

취향이 다른 이가 보면 정신산만한 이고,

비슷한 이가 볼 땐 너무 공감갈 만한 자세이다.

그런 태도의 나라서,

헬스장에서 티브이를 보다 보면

자전거나 러닝머신 시간은 금세 가 버린다.


최근에도 너무 애정하는 프렌즈 리유니언과

무한도전 등을 보다, 광고를 보다

그렇게 시간이 훌쩍 가버다.

티브이 애청 습관 달리기 

단축 마라톤 10km에 매번 참여하던 트레이닝이었다.

지금도

하던 것을 유지하고 새로운 운동법이 들어오면

채우는 습관을 지닐 참이다.

프렌즈는 보고 또 봐도 안 질린다. 6명 캐릭터 안에 나도 있고 친구들도 있고 추억도 있고 겹쳐 떠오르는 시간들이 너무 많아서랄까.
2013년 무한도전 달리기 장면. 유느님의 체력은 자신을 스스로 이기는 무한체력. 정말이지 매력적인 방송인. 시간이 뒤로 가는 이.
라켓소년단의 김성철과 권동호 배우. 음소거로 드라마 보는 재미도 쏠쏠. 저 배우들의 탁월한 무대 음성이 들리는 듯하다.


배운 것도 축적되어 가고 있고

그래도 처음과 비교하면 분명 나아진 점은

있는데, 욕심일까.

바라지 말자, 하면서도 바라게 된다.

바라는 게 맞는 걸까.

드라마틱하진 않더라도

계단식으로 나아질 그날을 위해

버텨야겠다.

정체기엔 도리어 기뻐하라는 인터넷 상에서 읽은,

낯선 트레이너의 글을 찰떡같이 믿고

버티자.  뻥튀기는 그만 드시고.


p.s. 위안 받은 글 출처

https://brunch.co.kr/@sw318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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