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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zzy Jul 12. 2021

어깨 운동 3종 세트

완수 후 딴 생각

오늘은 어깨 운동 3가지를 차례차례 했다.

일단 기구로 하는 숄더 프레스.

머리도 뒷의자에 붙이고 발을 땅에 딱 붙이고

어깨는 내리고 가슴은 내밀고, 바른 자세를 갖춘 뒤,

두 손잡이를 잡고 바를 위로 들어올렸다 내린다.

5kg 무게로 운동했다.

어깨가 으쓱하고 올라가는 것에 주의하고

팔꿈치가 너무 앞으로 쏠리거나

뒤로 빠지지 않도록 다!

무게를 드는 게 힘들면 의자 높이를 좀 낮춘다.


숄더프레스는 처음에 가장 힘든 기구였다.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지금도 어렵지만 그래도 약간 습관이 붙었는지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성 숄더프레스 영상을 유튜브로 찾아보니,

힘있게 연속동작으로 하는 코치들이

예시 영상을 친절하게 올려두었다.

그간 몇 개 영상을 보며 그 리듬에 맞춰

따라해보려고 했다.

오늘은 지난주 연습 탓인지 그래도 큰 무리없이 마칠 수

있었다.

행이다.

여전히 운동 시간엔 내 몸이 못 따라 갈까 봐 지레 긴장하는

편이다.


https://youtu.be/3ui2JywNrRE

도움 받은 영상, 유튜브 여자 숄더 프레스 기계로 검색했더니 나온 클립. 헬스장에서 며칠 보면서 따라해 보았다.


두 번째는 덤벨로 하는 숄더프레스를 완수했다.

양 팔을 옆으로 뻗어 팔꿈치를 접어 직각으로 만들어 주고,

위로 뻗었다가 다시 갖고 내려오는 반복 동작.

이때 덤벨을 치켜들 땐

마치 뒷 사람이 있다면 그 턱을 치듯이

(과격한 표현이지만 이해가 바로 되긴 했다^^)

주욱 뻗어주고 내릴 때 팔이 기울어지지 않게

다시 직각 모드를 유지해준다.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191XXXXXXXX52

<다음 서비스, 베니핏 운동백과 사전

 덤벨 운동 예시 영상.

운동 백과 사전은 따라하기 쉽도록

 간단히 요약해줘 편리다.>


이때도 승모근을 쓰지 않도록 주의한다.

힘만 빠지면 저절로 계속 어깨가 올라갔다.

어깨를 내리고 정자세를 유지하려 노력했다.


세 번째 어깨 운동은

덤벨 래터럴 레이즈.

아직 국립국어연구원의 규범표기가 없이 양 옆으로 덤벨을 드는 운동은 국어사전에 사이드 래터럴 레이즈로 실려 있다.

덤벨을 들고 양 사이드로 쫙 뻗어올려준 뒤

다시 내린다. 이때 어깨와 팔이 평행이 되게 한다.

어깨 부근이 쓰이는 삼각근 감각은 여전히

잘 다가오진 않지만,

그래도 내가 어깨 운동을 하고 있며,

이름과 동작을 익혀가는 것을

스스로 대견하다 칭찬하기로 했다.

장하다. 장해.

그러나 천천히! 동작은 정확히!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90XX28600077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성인체력증진백과사전 중

덤벨 옆으로 올리는 래터럴 레이즈 설명 영상>


래터럴 숄더 프레스도 3kg짜리 양 팔로

6kg 진행했다.  안 해 보던 걸 하는 것은

늘 용기가 필요하고 민망함을 감수해야 하는데,

운동법을 통해 조금씩 도전하는 기분을

감사히 여기기로 했다.

거울을 보면서 또 느낀 건

약간 내 어깨가 비뚤어진 것 같았고

미세하게 높낮이가 다른 게 보여 자세

교정이 필요하단 점이었는데,

오른쪽은 힘이 드니 덜 올리고

왼쪽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들어서라고 한다.

힘의 평형을 유지하려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평소 한 쪽으로만 드는 가방은 멀리해야지 싶었다.



이렇게 어깨 운동을 하다 보면,

나도 거북목이 사라지고

직각 어깨가 되어 자세가 바른 사람이

될 수 있겠지, 운동을 하고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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숄더 프레스를 끝낸 뒤

내가 지금껏 본 사람 중 어깨가 가장 넓은

사람을 생각해 보았다.

어릴 적 첫사랑이 유도를 잘해서 어깨가 넓었던 게

먼저 기억났고 그 다음 기억난 이는

현실 인물이라기보다는 판타지 꿈 속 인물 같은

소지섭이 떠올랐다.


소지섭을 데뷔 때부터 눈빛에 반해서 좋아했는데

스톰모델과 M사 단막극, 시트콤 이후 계속 주욱...

모든 출연 프로를 몇 차례 반복 시청하고

소지섭이 수입하는 영화 챙겨보고

소지섭 광고 브랜드 의류 사서 입고

소지섭 관련 프로그램 방송 비평 보내서

상금 타면 그 돈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가 책을

기도 하는 등

나름 소지섭 팬으로서의 삶을 한 쪽에

여백처럼 만들어 지내는데,

그런 내가 소지섭을 두 차례 실물 영접하였다.

한 번은 예전 직장에서

회사를 방문한 소지섭에게

사인 받으러 가서 눈 앞에서 한 번,

다음은 힙합 콘서트에서.


처음 소지섭이 눈 앞에서,

나의 이름을 묻고 사인을 하고 계실 땐,

주변 시간과 배경이 모두 사라지는 경험을 하였다.

정말 이건 꿈인가, 현실 맞나.

월차 내고 쉬는 날이었는데

소지섭이 등판한단 소식에 자다 말 벌떡 깨어

부랴부랴 달려가서

직접 스타가까운 거리에서 마주했다!

오랜 시간 일상의 부적 같은 배우를!

<나의 소녀 시대> 대만 청춘영화 주인공 진심이

유덕화를 보는 기분과 맘먹으려나.

그때 비현실적인 몇 분 사인 받는 시간 동안,

나는 소지섭 실물을 생애 최초로 보았는데,

사실은, 무서웠다. 덩치가 그렇게 크고

어깨가 그렇게 넓은지를, 그 많은 영상과

사진을 보면서도 왜 인지 못했을까.

진짜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몸 지닌

사람처럼 인상에 남았다.

헐크나 무슨 신화 속 인물처럼,

현실계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졌,

(그래서 게임 광고도 좋았다)

그날의 인상이 꿈처럼 남아 있다.

기억 속에서 스타의 몸집은 점점 더 커진다.

그날 멋스럽게 남방을 걸치고 계셨는데,

옷이 되게 작게 느껴졌고,

소지섭은 걸리버 거인이고

나는 소인국의 인물이 된 듯했다.


이후 힙합 콘서트(겸 팬미팅)에 가서

무대 앞에서 쉴 새 없이

다른 팬들과

사진을 찍 무대에 푹 빠져 몇 시간을

보낸 후,

소지섭이 수영을 해서

(물론 다른 운동도 많이 하시지)

어깨가 정말 넓은가 보다 생각했다.

그리고 체대 나온 친구 무용수

(좀처럼 무대에서 지치지 않아

멋있어 좋아하는 지인들)에게 그 날

소지섭 인상에 대해 놀라서 얘기했더니,

친구들은 대학 시절 수영 선생님이

이 수영장이 소지섭이 수영했던 물이라고,

자랑했던 기억을 말했다.

그 친구의 자랑을 들으며,

문득 예전 마포구청 역 어느 한식당 밥집에서

사장님이 소지섭이 이곳에서

식사를 했다고 자랑하시며,

진짜 멋있었다고 뿌듯해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결국 스타에 대한 어깨 기억(?)을 하며

지루하지 않게 운동 시간에 마저

30분 사이클을 탈 수 있었다.


내년에는 소지섭이 닥터로이어로 컴백한다.

그가 돌아오길 얼마나 고대하는 중인지,

심지어 천재 외과의사에 의료분쟁 전문 변호사역이라니,

소지섭 목소리를 양껏 들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된다.

변호사이니깐 기본적으로 말을 많이 하겠지 바라며,

그 드라마가 할 때 즈음엔

나도 더 운동을 잘하고 다이어트도 성공한

이가 되어있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드라마를 기다리며 의지 뿜뿜!

디데이 삼아 손꼽으며 운동해야겠다. 닥터로이어~


힙합 콘서트로도 얼른 돌아오길 고대하는 소지섭. 예전 콘서트, 폰으로 찍은 사진.


랩을 좋아하는 소지섭이 랩할 때 표정.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역시 사람은 좋아하는 것을 해야해 싶다. 파일은 아끼는 부적 같은 나의 소품. 체대 출신 친구가 을지로에서 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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