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zzy Jul 17. 2021

NRC 너와 달리기

낯선 2인칭, 나이키런클럽 어플

7호선 뚝섬 유원지 역에서 본 삼성 코엑스 빌딩


- 이건 시간 낭비야.

- 인생에 도움이 안 돼.

- 운동이 밥 먹여주냐.

-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 예뻐지는 것도 아니잖아.

-그냥 남들 하는 대로 하자.

-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 세상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아.


"그런데도 끝까지 하겠다는 거야?"

Just Do It

'세상의 편견에 너의 목소리로 답해줘.

너를 외쳐 봐."


5년 전 나이키 광고다. 이영표 출연분.


https://youtu.be/ONLW-q4S8Gg



그땐 몰랐다가 오늘 영상으로 보게 됐는데,

은근 마음에 와 닿았다. 운동뿐 아니라,

좋아하는 걸 하고 있는데

그게 곧장 돈이 되지 않거나

효율성이 높아보이지 않을 때 타인들이 하는 말이다.

남들 하는 만큼만 하자. ( 그 기준은 무얼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그래도 해 보는 게 인생이다!)

세상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아.

(조금씩 느리게 노력하면 변해!

그 진심이 눈 앞에서 멀 때도 있어)


쉽게 들을 만한, 부정적 늬앙스의 문 집합이

광고 안에 재밌게 편집돼 있었다.

불가능을 부르는 여러 말들 속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너도 나이 들면 똑같아질 걸.


그런 말였다.

나이 들면... 나이 들면....

우리 사회는 나이에 관대하지 않으니깐.


"그럼에도 끝까지 하겠다는 거야?"


이영표의 마지막 질문이 참 멋스럽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그렇더라도 하겠다는 그것.  it.

마음에 품은 그 it 을 떠올릴 수 있다면,

축복받은 인생 같다.


끝까지 하겠다는 거, 너는 뭐니 묻는 듯했다.

마음에 두고 생각해 보고 싶은 질문이었다.


오늘 러닝머신 달리기를 하며

처음으로 나이키러닝앱을 사용해 보았다.

Nike Run Club 달리기 어플.

동시에 멜론 앱의 선곡 리스트도 플레이했다.

예전에 올림픽 공원부터 잠실 운동장까지

10km 달리기 참여할 때 듣던

곡 리스트를 다시 가져와 들었다.

달릴 때 음악을 들으면, 사실 어느 지점에서

무슨 노래를 들었다는 기억이 생성되면서,

달리기가 덜 지루하고 덜 고통스럽다.

어떤 곡을 들을 때 어떤 상태였는지도 생각이 난다.

과거 노래를 들으며

예전 달리기 대회 기분을 느끼며 뛰고 있는데,

갑자기 한 남성의 소리가 들렸다.

바로, 처음 켜 두었던 나이키러닝앱에서 제공하는 코치 음성이었다.

당신 잘 하고 있다.

조금만 경사를 높여 보자.

지금 결승점에 들어가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들을  떠올려 보자.

이런 류의 얘기를 했다가 잠시 쉬었다가

사이를 두고 계속 등장했다.

그땐 음악 어플 볼륨이 좀 내려갔고,

말 소리가 사라지면 음악 볼륨이 높아져

라디오를 듣는 기분이기도 했고,

다음에 무슨 말을 하려나 약간 궁금하기도 했다.

가장 인상적인 얘기는,

러닝머신 위에서 뛰면 바람을 느끼지 못한단

얘기였는데, 아, 그렇구나.

공기 흐름에 몸을 맡기지 않고

달리고 있었구나 인지했다.

음악 사이 사이 누군가 계속 코치를 해주니,

은근 러닝메이트나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뛰는 기분이 들어,

1시간을 힘들지 않게 뛸 수 있었다.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 같긴 한데,

누군가 했더니

어플 프로그램 종료될 때

이영표였다는 엔딩멘트가 나왔다.

12곡 정도를 들으면 1시간 정도를 뛸 수 있다.
나이키 러닝앱과 러닝머신 기계 간 기록이 차이가 3km 이상 많이 났다. 아마도 폰을 주머니에 넣고 달려서 많이 흔들려 거리가 올라간 듯 싶다. 폰부착하고 달리든지 해야 할 듯.
코로나 4단계의 러닝머신 제한 속도 6km. 운동을 잘하는 이들은 심심할 속도일 수도 있는데 나로선 적당. 덜 격정적인 랩음악을 듣기 적정한 페이스였다.




음성 지원이 여러 명이 있나, 궁금하기도 하고

다음 운동 때 또 나이키 어플을 써보고 싶어졌다.

이영표 대본이 궁금해 나이키 이영표를

쳤다가 예전엔 못 보았던,

과거 광고를 지금에야 보게 되었다.

짧은 스포츠 광고들은 늘 삶을 힘차게 대하고픈

묘한 충동질을 한다.

영감을 주는 타인에게 에너지를 받듯이 말이다.


오늘의 달리기 페이스 메이커. 나이키 러닝 앱 코치 이영표




당분간 종종 나이키 러닝앱을 쓰면서,

다른 오디오 조력자들의

도움도 기꺼이 받고 싶어졌다.


오늘 나이키 어플에서 '바람'이란 단어를 들은 후

문득 여름 바람을 쐬러

사이클은 실내 헬스장이 아니라

한강과 청계천 중랑천에서 한 시간 동안 탔다.

헬스장을 나와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향했다.

운동 나온 이들이 역시 많았다.

한강 자체가 스테이디엄. 종합운동장.

무더위 찜통 더위에도

다행히 밤만은 바람이 불어,

한강 바람을 맞으며 바퀴를 굴렸다.

몇 십년 째 가지만

여름밤 한강은 새롭기도 하고,

이젠 저마다 마스크를 쓴 채

운동을 응원하는 낯선 타인들이

달리는 장소로 다가오기도 다.


---------------------------

p.s. 해질 무렵 산책 중 석양이 아름다운 울 스팟.

사랑하는  인생 사진을 남길 만한 곳.

-  한양대에서 뚝섬 사이 다리 밑 중랑천 길

1. 살곶이 다리부터  2. 성수동 한강과 만나는 커브


1. 이곳은 세 개의 다리가 중첩돼 보이고,

그 사이로 지는 해가 구름에 비치는 곳이다.

2호선 열차가 다니는 철로와,

그 아래 사람이 걸어다니는 다리,

그리고 또 아래 조선시대부터 있던 살곶이 다리가

차례대로 연달아 3 단으로 존재.

하늘 풍경이 시원하게 한 눈에 잡히고,

점점이 사람들이 걸어가고 전철이 지나며

자전거가 오가는 풍경이 들어온다.


(어떤 20대 연인이 2호선 지나는 시간에 맞춰

서둘러 가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예뻐 보였다.)

사람들이 멈춰서 사진 찍는 스팟. 한양대와 뚝섬 사이.
2. 동부 간선 도로 중 한강길과 중랑천 길이 합쳐지는 지점




해질 무렵 한강 _ 뚝섬 부근에서 잠실과 청담, 압구정 쪽 풍경








작가의 이전글 어깨 운동 3종 세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