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속의 그대

90년대 그 시절 사랑했던 가요

by 레아

하루 종일 앉아 업무를 보다 보면 기분이 추욱 처진다. 가만히만 있으면 더없이 차분해지는 성격이라, 묵언수행 하듯 업무를 본다. 관련 자료를 찾고 타부서나 타기관에 문의하고 주변에 알릴 건 알리고 서류를 정리한다. 요샌 대부분 전화보다 메신저를 선호하는 분위기라 (?) 사내 메신저를 자주 이용한다.

원래는 통화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점점 주변 분위기로 물든다. 카톡을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도 다엠을 쓰곤 한다. 직접 목소리 듣고 늬앙스를 알아채는 걸 선호하지만 아주 친한 친구 아니면 참는다. '기여 아니여' , '맞니 틀리니' , '되니 안 되니' 묻는 것도 너무 '옛날사람' 같아, 당장 시급하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면 메신저나 메일에 남긴다.

최근 몇 년 안에 주변에선 통화보다 메신저나 문서로 얘기하는 게 편해요,라고 하는 이들을 많이 만났다. 코로나19 영향만은 아닌 거 같다. 기술이 발전하며 비대면은 그야말로 일상이 되었다. 통화는 더없이 어색하고 메시지만 편한 사람들도 생겼다. 육성보다는 메일, 편지보다는 문서들. 글이 가득한 시대다.

공문 형식의 글이 고루한 거 같지만 어찌보면 점점 현대판 커뮤니케이선 주요 수단이 되기도 했다. 이벤트를 초대해도 사적인 글보다 보도자료가 편하다. 말끔한 보도자료는 챗지피티가 수려하게 잘 써준다. 인간보다, 나보다 더 빨리 쓴다.

SNS 인스타를 봐도 광고 마케팅 글이 더 많다, 그 안엔 사람의 흔적이 분명 있을 테지만 잘 보이진 않는다. 홍보 체보다 객체가 더 주요하다. 모두 홍보만 하는 추세다. 그럼 듣는 사람의 수요는 어디에 있는 걸까, 봐주고 들어주는 사람이 많아진 걸까, 어쩌면 저마다 어딘가 허공으로 말하고 있는 건 아닐까.

모두 각자 자기를 말하는 시대다. 기술적 테크닉도 예술적 표현력도 좋아서, 어설프게 드러내는 게 아니라 무척 세련되게 잘 드러낸다. 그런데 그 많은 '자기'를 볼수록 가끔은 피로해지고 또 가끔은 외로워진다. 수많은 매체와 홍보 안에서 그 반대로 나는 고독해지고만다. 그 완벽한 '자기'들이 모두 환상인 것만 같아서.

그건 타인만이 아니라 내 안의 '나'도 마찬가지다.

https://youtu.be/IaBY8R90Hhs?si=uTfR2cR3E0lZEx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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