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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씽로튼
비대하나 비길 바 없는 자기애!
by
레아
Oct 23. 2020
"될까, 봐도, 살짝
?
"
세익스피어로 분한 박건형 배우는 '살짝 봐도 될까?'를
스타카토 넣은 중저음으로 은밀히 이렇게 말한다.
"될까, 봐도, 살짝!"
이런, 잡아두는 문장 화법 때문였을까.
썸씽로튼을 보면서
무대에 박건형만 나오면 크게 웃는
무조건 반사를
경험했다
.
느끼해, 살짝, 그래도
!
이상하게 중독되는 박건형 연기에 즐거워서
예전 박건형 영화들도 다시
보고
싶어졌다.
뮤지컬 썸씽로튼은 르네상스 시대
극단을 운영하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바텀 형제가
사랑받는 작품을 만들려고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 손자인지 조카인지
돌팔이
예지력
에 속아,
얘기가 산으로 가는
뮤지컬을
만드는 얘기다.
그 와중에 인류 최초의 뮤지컬이 어땠을까,
인기 뮤지컬들이 부분부분 패러디되며
뮤지컬 세계가 열리는 이야기.
주인공 닉 바텀은 미래의 세익스피어 유행작을 알아내려다
햄릿을 오믈릿으로 잘못
예견한
예언자 탓에
달걀에 집착하는 음악극을 만들기 시작
한다
.
세익스피어는
은근 바텀 형제 극단을
경계하며 이들을 염탐하러 간다.
자기 작품을 자기가 감시하러 위장 전입한 형세다.
세익스피어 미래작을 패러디할 상황인 줄 모르고
능청스럽게 연극팀에 배우로 변장 투입하는
것.
밖에선 인기스타이나 이리저리 동정을 살피느라
소심해지는 작가라니!
주인공이 세익스피어는 아니지만,
중간중간 록스타 록스피릿을
뽐내며
무대에 등장하는 세익스피어에 적응되고 나면,
더 정확히는 자아도취를 연기하는 박건형을
접하면 다음 출연을 기다리게 만든다.
흰 블라우스에 검은 가죽바지, 번쩍이는 워커.
그리고 현란한 탭댄스.
처음에 등장할 땐 너무 느끼하게
보였지만
대중 앞에선 과도하게 기름지고
홀로 있을 때면
안절부절못하는
양면을 보고 있으면
,
그
과함
의 총량이 자연스레
상쇄된다
.
약간의 쩨쩨함과 귀여운 자만이
알맞게
섞인
캐릭터에
친숙해지고
출연이
기다려진다.
결국 무대에 등장할 때마다 존재감 확실
!
관객과의 거리를 확 좁혀 버렸다.
잠시 주요인물로 등장하다 빠지는 게 아닐까
,
괜스레 걱정하다
다행히 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줄곧 등장한다.
올해 라디오스타 예능 프로에
박건형이 연극 <아트> 팀과 출연했는데,
공연 에피소드
대화 중
박건형이 비슷한 프로필 사진을 수차례 오래 찍더라는
다른 배우
목격담이
나왔다.
완벽주의적이라는
늬앙스보다는
자아도취적인 인물이라는 묘사였는데,
그 예능 토크쇼에서 인상적인 모습이
세익스피어 연기에 녹아 있었다.
완벽한 것 같지만 타인에게 빈틈이 노출되는 허당기.
두드러지는 신호음과 '윌파워' 록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세익스피어에서
,
라디오스타 예능
속
배우 이미지가 겹쳤다.
배우의 충만한 자기애가 독보적인 파워 캐릭터와
합쳐지니 특유의 재미가 생겼다.
어쩌면 모두가 아는데
자기만 모르는 그런 불특정한 재능과
재미가 존재하고 그게 어떤 발화점에선
타인과 결합해 빛이 나는가 보다.
극 중 세익스피어는 자기만 모르는,
오믈릿으로 변한 햄릿에 결국 노출되듯이.
대중의 사랑을
받지 않고는 못 배길 자아충만 매력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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