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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십리 - 뚝섬 인근 춤의 정신
by
레아
Oct 31. 2020
왕십리에서 무학여고 방면으로 걷다가
왼편 길, 골목으로 들어가면,
규모가 제법 큰 놀이터가 나온다.
소월아트홀이라는 성동구 내 공연장의 야외공간이다.
이곳에서 7명의 퍼포머가 산책을 주제로
어린이들과 춤을 선보였다.
아이들이 출연진은 아니었는데,
장소가 놀이터인 까닭인지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와 무용수들의
춤에 안온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놀이터 모험난간 위에서,계단으로, 공터로
이들은 선곡된 가요. 옥상달빛이나 심수봉, 이소라 곡,
민물장어의 꿈 리메이크곡, 봄날은 간다 등의
음악에 맞춰 춤을 선보였다. 사실 음악도 어우러지고
음향도 좋긴 했지만
음악 이전에 무음이어도 무방하게 느껴질 정도로
정교한 움직임 자체가
아이들과 놀이터 가을 공기와 조화를 이뤘다.
관객들은 이들의 뒤를 쫓으며 가을 춤을 관람했다.
다 보고 나서야 이분들이 무용수이자 안무가이면서
동시에 엄마라는 공통의 정체성이 자연스레
춤에 드러난 것이라
들었다
.
그래서였던 걸까. 머리로 받아들이기보다
가슴으로 뭉클한 춤의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게 춤을 보다가 엄마가 생각나서였다.
엄마는 설명이 불가한 초인이라는 생각을,
나이가 들수록 더 하게 되고 어느 시점에서는
그 강한 엄마의 여린 부분이 너무 이해되어
슬퍼지는 시점이 오는데,
약간 춤이 그런 정서를 건드려
놀이터 어린이 가득한 장소 가을 한낮
엄마 생각에 뭉클했다.
어느 퍼포머의 과거 무용작에서 딸의 목소리가
극중에 흘렀는데
엄마는 춤을 추는 순간이 가장 이뻐,
이런 말이 나왔던 적이 있다.
소녀인 딸도 엄마가 가장 아름다운 프로페셔널의 순간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순간이 기억에 남았는데,
나이 든 자식도
그들의 춤처럼 어느 생활인이더라도
.
..
엄마가 제일 아름다운 시간을 기억하고
그게 나로 인해 더이상 희생되지 않길 바라는 시간들이 있다.
왜인지, 그런 응원과 책임이 불쑥 올라왔다
.
우아한 가을 놀이터 춤을 보다가.
내일은 같은 퍼포머들이
성수아트홀 책마루 로비 도서관에서
오늘의 춤을 또 다른 모습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2호선 뚝섬역 부근.
서울숲 반대편
권상우 손세차 수카워시 골목 근방 공연장
.
섬처럼 빌라와 슈퍼, 공장, 가게 길
가운데 가끔씩 춤이 깃드는 곳.
도서관 춤 역시 누군가에게
또 다른 감흥을 남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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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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