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본 몇 편의 공연들이 문득, 국어의 쓰임처럼 느껴져 그 기억을 짤막히 남겨놓고 싶다. 그중 첫번째 부앙부앙(12월 4일-10일, 현재 상영중). 네이버 티브이에서 중계된 영상을 볼 수 있다.
내겐 부사어 같던 무용. 마치 동사나 형용사의 앞이나 뒤(어간, 어미) 혹은 둘 다 변화(활용)시키다 보면 어휘가 풍성해듯이, 누군가의 춤 원천이 다른 이로 전수되면서 이형태를 끊임없이 만들어간다. 아름답게 아름답고 아름다운 아름다우니 아름다우나 아름다움에도 아름답다니 아름답다...계속 한 단어 변형을 이어가듯이.
그리고 가령 '아름다워' 속에는 '아름답다'에는 바로 안 보이는 숨겨진 '우'가 있어, 옛날에 비읍 받침 밑에 작은 동그라미가 표기된 '비읍 순경음'이 쓰였다는 것을 유추할 수도 있는데, 언어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해가고 지금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변형해 자연스레 모국어를 계속 써가듯이, 무용의 춤도 저렇게 전파되고 받아들이는 이와 화학작용을 일으켜 뻗어가는구나 느껴졌다.
한 뿌리에 여러 가지와 잎과 꽃이 피고, 그 꽃이 지면 다른 해에 그와는 같은 원류에서 또 다른 새 꽃이 피듯이 춤도 그렇게 변하며 세월 따라 관객을 만나는구나 .
<부앙부앙>은 밝넝쿨 안무가의 고유 테크닉을 무용수가 받아들여 비슷하거나 다른 형으로 선보였는데, 아주 같거나 다른 면이 부각되는 춤이 두드러졌고, 그 간극이 지극히 좁거나 완전히 벗어나거나 양 극단일 때 감탄사가 튀어 나왔다. 개성 강한 예술가들도 서로 완전히 흡수하거나 튕겨내거나 묻어가거나, 거대한 인력 안에 화학적 점유율을 잡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운 작이었다. 자신과 측근의 개성은 무엇인가, 혹은 강렬한 기억의 근원 혹은 찰나 속에 물든 무언가들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무용작이다.
무용수 김승록. 움직임 범위를 최소화(?)하고도 광활한 상상력의 춤을 보여주었다.
부앙부앙 공연 알람 메시지. 무용수 주하영,최원석 장면을 중계 다시보기 알림으로, 군무를 예고편으로, 예술위원회 구독자에게 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