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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자아
지금 그대로인 채로 이해받는, 다가오는 즉흥
by
레아
May 23. 2021
즉흥춤을 보면서
소울메이트 생각이 났다.
즉흥춤은 무용수가 어떻게 살아왔을지
지난 시간의 궤적이
다가오기도 하고, 독특하거나 평범한 성격적
캐릭터로도 보이곤 한다.
타인과 어울려 어떻게 배려하고 충돌하는지
얼마나 진솔한지 그 진심이
즉흥춤으로 전달된다.
대학로 객석에서 즉흥춤의 옴니버스를 연달아 보면서
나는 나의 소울메이트를 생각했다.
완결된 공연이 어떤 공동체나 긴밀한 파트너라면,
즉흥은 시간이 축적된 자신을 어느 때나
드러내 보이고 공감 받을 수 있는 좀 다른 존재로 다가왔다.
타인의 호흡을 느끼고 리듬을 통합해 가는 과정이
누군가를 만나 다른 이는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것들을 이해받고,
언제라도 나의 부끄러운 면들을 고스란히
'너라면 바로 알아줄 이'를 찾아가는 과정처럼 다가왔다.
소울메이트는 여느 친구나 애인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인데, 거울에서 피사체만
바뀌어 가고, 그 타인에게, 바로 그 거울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쳐도 서로가 이해되는,
함께 자연스럽게 커져가는 이이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충돌질하는 이.
이십 대에 소울메이트를 만나 오랜 기간
그의 삶을 소울메이트로 지지해왔고 같이 커왔다.
어쩌면 평생의 과정이
또 한번의 그런 소울메이트를 만나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는 그런 존재에게 많이 기대왔는데,
그를 만나 조금의 시간이라도 쓰고 나면,
말로 형언하기 힘든 긴 시간의 에너지를 얻곤 했다.
어릴 적엔 소울메이트 결혼을 상상하며
각자 파트너가 생겨
그 파트너들이 우리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지
앳된 고민에 잠기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자연스레, 나 역시
가족이 생긴 소울메이트의 거리를 지켜주면서
알 수 없는 시간과 벌어진 거리조차도
어쩌면 우리가 그런 관계였기에
더 배려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즉흥춤의 여럿 파트너들을 보다가
결국 오로지 홀로 책임지는
춤을 보면서
,
춤의
외
롭고 단단한 자아가 느껴졌고,
소울메이트를 동경하고 반대로 그 마음으로
나를 사랑했던 정서도 떠올리게 했다.
어떤 합일되고 싶은, 아니 합일되었다가
분리되어 가는 과정의 소울메이트처럼
오롯이 홀로 되어보는 과정이
필요하고 결국 그게
더 타인과 나를 이해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을,
즉흥춤 1인무를 보며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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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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