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족한 아가씨 꿈을 꿨다.
젊고 예쁜 소녀였는데 발 모양이 마치 레고 블록 한 조각 같았다.
투명 구두를 신고 있어서 너무나 잘 보였다. 반면 나는 목욕탕에서 그대로 신고 나온 것 같은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나는 비가 오던 날 그녀를 만났다.
사실 그녀는 몸으로 돈을 버는 여자였던 것 같은데 왜 나와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걸어갔는지는 모르겠다. 그녀는 천천히 걸었다. 빨리 걸으면 발이 아프다면서 내게 자기의 작은 발을 보여주었다.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던 나와 달리 차분했던 그녀.
내가 병아리를 팔던 노점상을 엎을 뻔했던 것을 막은 것도 그녀였다.
이름도 성도 모르지만 꿈에서 만난 친절한 아가씨.
반가웠고 고마웠어요. Merci.
/2008년 6월 23일 일기장 속 한 꼭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