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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아리 Jul 05. 2019

싱가포르에서 사람답게 살기 위한 세팅을 하는 것.

기다림의 연속이로다.

#1

싱가포르에 도착한 직후 워킹 패스를 신청하기 위해 MOM (Ministry of Manpower)에 갔다. 싱가포르에서는 여권에 비자를 붙여주는 대신, 카드를 받아야 한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우선 회사에서 내 서류를 취합하고 제출을 하면 약속 날짜와 시간이 나오는데 그 날짜, 시간에 맞게 정해진 MOM을 찾아가면 된다.


내 차례가 되면, 워킹 패스에 들어갈 증명사진을 찍고 (심지어 DSLR로 찍어주고 바로 확인도 시켜주며 마음에 안 들면 한 번 더 찍을래요?라고 묻기도 하는 싱가포르 공무원들. 아, 프로페셔널하다.), 여권 스캔 후 지문 채취를 하고 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컨베이어 벨트 위의 물건처럼 왼쪽으로 차례대로 돌아가며 '일련의 정보 확인 및 수집 과정을 거치자 마지막 공무원이 내게 이렇게 말했다. 아주 프로페셔널하게.  

" Ok, it will take 2-3 working days. all done"

와, 2-3일이면 카드를 받아볼 수 있는 거야? (참고로 카드를 받으면 집도 계약할 수 있고, 은행 계좌도 열 수 있다.)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카드가 오지 않는다. 사이트에 들어가 현재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기다림의 끝에... 약 열흘만에 받을 수 있었다.


#2

워킹 패스를 받았으니 이제 월급이 들어올 은행 계좌를 열 차례.
회사 바로 근처에 지점이 있고 곳곳에 ATM이 많이 보였던 DBS에 갔다. 나도 싱가포르에 온 지 1주 반밖에 안된 햇병아리인데, 나를 도와주신 분도 그 날이 첫 출근이라고 했다.

두 병아리들의 만남.

원래 싱가포르에서 은행 계좌를 열면, (은행마다 상이하지만) 잔고가 정해진 금액보다 떨어지면 이자의 명목으로 돈을 지불해야 한다. 다행히 온라인에서 신청을 하면 잔고 제한이 없는 프로모션이 있다고 하기에 첫 출근인 은행원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모든 정보를 기입하고 신청을 했다.


" Ok, all done. It wil take about 4-5 days"

와, 은행 계좌 여는데 일주일 가까이 걸리는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2주가 다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내 첫 월급은 아직도 고이 내 지갑 안에 들어있다. 수표 한 장으로.


#3

싱가포르에 도착한 후, 공항에서 여행자 Pre-paid 심카드를 사고 번호를 받았다.

2주간 그 번호를 쓰다가, 유효기간이 다가와서 Post-paid 요금제로 변경을 했다. 같은 통신사라도 Pre-paid 번호에서 Post-paid 번호로 이동을 하려면 2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단 임시 번호를 이틀 쓰면, 이전에 쓴 번호로 다시 변경이 될 것이다며 나를 안심시켰다.


일주일이 지났고, 나는 여전히 임시번호를 사용 중이고, 내 핸드폰은 번호가 바뀌었으니 컨펌을 하라는 알림이 없어지지 않고 있다. (똑똑한 것.)


아,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 내게 준 일정보다 두배 이상씩 미뤄지고 있다. 역시 생각대로 되는 건 많이 없구나..... 하는 마음만 가져가려다가 통신사에 컴플레인 메일을 쓰고, 내일은 은행에 찾아가 볼 생각이다. 어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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