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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아리 Apr 03. 2020

싱가포르 Covid19 정책 업데이트와 내 생활

2020 - 04 - 03 

이제 정말 많은 회사가 자택 근무를 실시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자택 근무 권유의 단계를 지나, 3월 31일 저녁, 싱가포르 노동부 장관은 권고 연설을 하였다. 요지는 이렇다. 자택 근무가 가능한 직종은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인원을 자택 근무로 돌릴 것. 안 되는 경우 (예를 들어 공장 근무)는 팀을 나누고, 출퇴근 시간을 나눠 최대한 접촉을 피하도록 해야 한다. 자택 근무를 허용하지 않는 회사가 적발되면 Stop-Work-Order를 이슈할 것.


실제로 어제 기사에 따르면 129개의 회사가 이미 적발되어 Stop-Work-Order (업무 정리 명령)이 내려졌다. 업무 정지 명령은 무엇일까? 벌금과 처벌의 나라 싱가포르답게 이 조치가 내려진 회사는 프로세스를 수정한 후 재컨펌을 받을 때까지 회사 업무를 전면 중단해야 하고 담당자는 벌금이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CNA 메인 페이지 (2020.04.03)

그리고 오늘 (4월 3일) 오후, 국무총리 연설을 통해 조금 더 강력한 지침을 발표하였다. Covid19 발생 후 세 번째 연설이다. 


- 회사는 문을 닫고 자택 근무를 시행해야 한다. 


- 슈퍼마켓, 클리닉, 병원, 대중교통 및 은행 서비스 등은 오픈한다. 


- 모든 학교는 100%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 

(4월 8일부터 전면 실시. 저번 주 금요일에는 5일 중 하루는 집에서 수업을 듣고 나머지 4일은 학교를 가는 것이었는데 딱 일주일 만에 바뀌었다. 실제로 개학 후 확진자가 발생했다.) 


- 아픈 사람이나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했던 정책 역시 바뀌었다.

 증상이 없는 확진자가 바이러스를 옮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증상이 없어도 마스크를 쓰고, 정부에서 재사용 가능한 마스크를 각 가정마다 준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계속 마스크를 쓰라고 권유한 한국이 정말 잘하고 있었다. 다시 생각해도. 


- 식당, 카페 등은 영업은 가능하나 다음 주 화요일부터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언제까지? 이 모든 건 Until further notice, 그러니까 정확한 기약은 없고, 상황보고 완화가 될 수도 더 심하게 될 수도 있다. 

격일제로 출근-자택 근무하던 우리 회사도 다음 주부터는 100% 자택 근무 공고가 내려왔다.


전 세계 사람들이 그렇듯 나 역시도 생활 반경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음이 느껴진다. 

내 일과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회사에 출근을 할 수 없게 되었고, 퇴근 후 요가 스튜디오에 갈 수 없게 되었으며, 내 작은 낙이었던 카페 놀이도 한동안은 힘들게 되었다. 


그리하여, 내 생활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한국 포털사이트의 기사를 보고, Singapore Covide19를 검색해서 뉴스를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 후 물 한잔을 마시고 바로 샤워를 하는 대신, 유튜브를 보며 짧은 요가 영상을 보며 뻣뻣한 몸을 조금 풀어준다. 좋은 콘텐츠가 많아 감사히 듣고 있는 중이다. 


몸을 잠깐 움직이면 땀이 나는데, 그렇게 샤워를 하고 머리를 머리를 말리고 책상에 앉는다. 12시가 되면, 집에서 주시는 밥을 먹는다. 퇴근 후에는 랩탑을 덮고 조금 더 긴 요가 영상을 보며 수련한다. 내가 다니는 요가 스튜디오에서는 인스타 라이브로 저녁 7시에 수업을 해주는데 이번 주는 귀찮아서 패스. 다음 주부터는 나도 참여해봐야겠다. 


그리고 집에서 밥을 먹고 다시 샤워 후 침대에 누워 넷플릭스를 보거나 책을 보다가 잔다. 

나는 집순이 기질이 강하긴 하지만 좁은 방에만 있는 게 결코 쉽지는 않다. 하루에 만보씩 걷다가 500보를 걸으니 체력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느낌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럴 때일수록 더 움직여야지, 움직여야지- 다짐한다. 내가 한국이었다면 아마 커피를 400번 젓고 있었겠지만, 부엌을 쓰기 힘든 상황이라..  내 방에서 차투랑가를 연습한다. ㅎㅎㅎ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전염병에 걸리지 않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아프게 하지도 않고,

사람이 사람이 만나는 것이 행복하고 자연스러운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광고회사 Wieden + Kennedy가 미국 Oregon주를 위해 만든 포스터.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메시지.




2020년 4월 3일을 기준으로 서울보다 조금 더 크고, 인구는 서울의 절반 정도인 560만 명인 이 곳 싱가포르의 현재 총확진자는 1,11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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