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린인 Jul 23. 2018

파파 존스의 존은 역사속으로

파파 존스 창업자 존 슈내터, 인종차별로 불명예 퇴임

파파존스의 CEO인 존 슈내터(John Schnatter)가 지난 금요일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임했다. 프로풋볼(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비판했다가 논란이 커져 최고경영자(CEO) 직에서 물러난 지 7개월 만이다.  파파존스의 창업자인 존 슈내터는 영영 파파존스 빌딩을 떠나게 됐다.


파파존스의 창업자 존 슈내터, 불명예 퇴임  

존 슈내터스는 1984년 파파존스 체인을 만들었는데, 조그만 배달 피자집이던 파파존스의 조리법과 운영방식을 달리해 피자헛, 도미노피자를 잇는 업계 3위 피자회사로 키운 경영자다. 동네의 작은 맛집이 글로벌 회사가 된 사례다. 

하지만 그의 작별은 불명예스러웠다. 

존 슈내터는 인종차별 단어(N Words)를 광고 에이전시와 통화 중에 사용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통화는 프로풋볼의 퍼포먼스 반대 의견을 밝힌 후 파파존스의 브랜드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자 이를 대응하고자 진행한 전화 회의 었다. ‘온라인 인종차별 단체들과 어떻게 거리를 둘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KFC의 회장인 샌더스도 그렇게 불러왔는데 왜 본인만 문제 되는지 모르겠다.’며 불평했다고 한다. 


미국의 프로풋볼(NFL) 선수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정책에 반대하며 미국의 국가가 나올 때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벌여왔다. (출처-brandchannel)


앞으로 파파존스는 어떻게 될까

창립자 슈내터는 파파존스의 로고에도 얼굴이 들어가 있는데, 앞으로 파파존스의 모든 로고에서 그의 얼굴을 삭제한다고 한다. 그리고 여러 브랜드에서 연을 끊겠다고 하는데, 미국의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파파존스와 함께 진행해온 ‘만루 홈런시 피자 할인 프로모션’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고 뉴욕 양키스(Yankee's)도 파파존스와의 관계를 중단할 예정이다. 루이빌 대학의 미식축구 경기장의 ‘파파존스 카디널 스타디움’의 이름도 '카디널 스타디움'이 되었다.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파파 존스로고, 한국은 언제쯤 바뀌려나 (출처-brandchannel)

  

인종차별 발언한 존 슈내터 얼굴 지울 것 (출처-파파존스 트위터)

브랜드에서 창업자가 큰 영향을 끼칠 때에는 늘 장단점이 따른다. '창업자=브랜드'가 동일 시 되면서 그의 과거의 행보와 스토리는 곧 브랜드의 역사가 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미숙한 태도를 보이면 그 자체가 브랜드 존재를 위협하는 지뢰와도 같다. 혼자 장사면 상관없지만 글로벌로 뻗어있는 모든 임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직업을 잃게 될 수도 있다.


무의식도 죄예요.

한 사람의 잘못이 무고한 사람들에게 까지 피해가 간다고 해서 차별과 비상식적인 행동은 어떤 맥락에서도 용납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설령 무의식적 태도가 언어와 행동에 나타났다 하더라도 사업을 운영할 때에는 합당한 변명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슬프게도 우리 한국 사회에서는 때로는 비상식에 관대한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예민해져야 한다. 그리고 원칙이 바로 서는 것이 예민한 것으로 치부되는 사회, 나아가 그런 브랜드는 없어야 한다.  


얼마 전 인종차별로 인해 미국 전역의 800개 매장을 닫고 직원 교육을 실시한 스타벅스를 보자. 그리고 최고 PR경영자를 해임한 넷플릭스를 살펴보자. 잘못은 그 즉시 시인하고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특히 창업자가 곧 브랜드로 여겨지는 브랜드와 기업에서는 개인 자체가 조직을 대표하기 때문에 더욱 더 조심스러워야 한다. CEO의 자세와 위기관리가 더욱 중요한 이유다. 



++) 2018.7.30 업데이트

파파존스의 창립자 존 슈내터가 자신이 설립한 브랜드 '파파존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회사가 가혹한 방법으로 자신을 내쫓았고 이는 쿠테타이다'는 것이 그의 주장의 골자인데, 참 여러가지 한다.



요즘 세태를 보면 브랜드의 외적인 성장만큼 그 조직을 이루는 임직원들의 내재화가 무게가 있다고 느낀다. 이런 관심사가 계속 이어지고 10년 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생각해보면, 사업을 하거나 기업과 브랜드의 위기관리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페더러는 왜 유니클로를 선택했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