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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인 Aug 04. 2018

발렌시아가의 이유 있는 표절

럭셔리 민주주의와 표절, 어디까지 용인할 수 있을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명품 브랜드는 발렌시아가(Balenciaga)이다. 내가 갖고 있는 가방 중 대부분이 발렌시아가. 가죽의 자연스러운 찢어짐과 클래식하면서 캐쥬얼한 그 느낌이 좋았다. 다시 말해서, 몇 년 전 새롭게 임명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전의 디자인을 더욱 선호한다. 계속되는 발렌시아가의 '이유있는 표절'이 내 마음에 와닿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발렌시아가(Balenciaga)가 뉴욕 기념품 샵에게 피소했다. 발렌시아가의 2018년 새로운 컬렉션의 한 가방이 뉴욕 기념품 샵에서 3년 전인 2015년부터 판매하고 있는 디자인과 똑같다는 이유다. 실제로 비교를 해보니 마감 이외에는 거의 동일 상품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건물의 배치도 조금 다르고, 소재도 분명히 다르겠지만.

왼쪽은 JFK Gift Shop에서 판매하고 있는 도트백, 오른쪽은 발렌시아가의 새로운 토트백 / The Fashion Law



이유 있는 표절 어디까지 용인 할 수 있는가?

또 한 번의 논란으로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뎀나 바잘리아(Demna Gavasalia)의 발언과 과거 이력과 조명받고 있다. 뎀나 바잘리아는 '내가 만드는 모든 의상은 이미 존재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며, 나는 새로운 것을 발명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바잘리아는 DHL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를 판매하는가 하면, 구제 리바이스 청바지를 해체, 재조합하여 판매했다. 지난해 5월에는 이케아(IKEA)의 쇼퍼백과 유사한 모양을 띈 남성용 도트백을 출시했다. 천 원짜리 이케아 장바구니가 30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며 조롱하는 여론도 끊이지 않았는데, 어찌 됐건 발렌시아가가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서고 뎀나 바잘리아의 이름을 알리기엔 충분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지만, 그의 잇따른 행보가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까?

왼쪽 발렌시아가의 양가죽 도트백 오른쪽 이케아의 쇼퍼백 The Fashion Law
발렌시아가의 DHL  T Shirt / VIva NZ


럭셔리 민주주의, 장난인가 트렌드인가?

최근 명품 브랜드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던 브랜드의 고귀함, 유일함을 내려놓고 소비자들에게 좀 더 친숙한 디자인과 소재를 활용하여 일상에서 영감을 찾고 있다. 이를 '럭셔리 민주주의'라고도 한다. 그 이유로는 밀레니얼 세대, 특히 중국의 월광족(빛의 속도로 월급을 탕진하는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에게 어필하기 위함이라고도 한다.


 '명품이기에 그럴듯 해 보이는 것일 뿐'. 패션 브랜드, 그중에서도 명품 브랜드의 이미지가 과도하게 소비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옳은 선택은 아닌듯 하다. 나같이 브랜드 로열티가 높았던 고객조차 발렌시아가 근처도 가지 않는다. 아이러니한 것은 크록스에 10cm 통굽을 장착한 발렌시아가 크록스의 예약판매까지 모두 완판되었다는 것이다. 역시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건가?


발렌시아가 크록스 / Balenciaga


개인적으로 명품브랜드들이 소위 이야기하는 하위문화를 흡수해서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것은 명품이기에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겠지만, 명품이 명품인 이유는 따로 있다. 과거의 장인정신과 희소성 없이 유행만을 좇는 모습이 맞는 것인가 의문이 들기도 한다. (맞다. 나는 상당히 고지식한 사람이다.) 최대한 열린 생각을 해보자면, '브랜드'라는 날개를 다니 아예 새롭게 보이는 건 이 또한 브랜드의 힘이겠거니 생각한다. 소송을 진행 중이니 결과를 기다려보자.



예술이기에 가능한 것들이 많은 듯하다. 그렇기에 나에게 예술은 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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