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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인 Aug 14. 2018

162살 버버리의 새로운 얼굴

밀레니얼세대 공략을 위한 또 하나의 도전

버버리(Burberry)하면 떠오르는 것들. 트렌치코트, 체크무늬, 신사, 영국 감성, 명품, 기사.. 버버리 로고가 전격 교체됐다. 버버리를 상징하는 기사가 사라지고 'Established in 1856' 대신 'London England' 라는 태그라인이 들어간다. 새로운 아트 디렉터 피터 사빌(Pter Saville)이 함께한 지 3개월 만이다.


토마스 버버리, 역사의 시작

버버리의 역사는 18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토마스 버버리는 1856년 영국 햄프셔 주 윈체스터 거리의 포목상 주인이자 관찰과 적용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당시의 영국도 늘 비가 왔는데, 사람들이 무거운 레인코트를 입는 것을 가장 불편해했다. 토마스는 주로 농부나 목동이 입는 옷을 관찰하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고 보관과 손질이 용이한 옷감을 적용하겠다 마음먹었고 양의 기름을 추가해 현재의 트렌치코트 소재 게버딘을 개발했다. 뛰어난 기능성으로실용력으로 남극의 탐험대의 탐험 옷으로, 비행복으로 방한복으로 활용됐다.

1차 세계 대전 당시 군인의 모습, 당시 활용된 버버리의 군복은 트렌치 코트의 현재 모습의 초석이 되었다 /  Inside Tonight

토마스는 1차 세계 대전에서 군인들이 비에 젖지 않도록 실용도를 최대한으로 높였는데, 손목과 허리 부분에 벨트를 놓고 팔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하면서도 총의 반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른쪽 어깨를 덮는 한 겹의 천을 더 디자인했다. 그런 군복이 일상생활에 접목되면서 현재의 트렌치 코드처럼 좀 더 신체에 Fit 한 형태가 되었다. 특유의 소재는 매섭고 축축한 겨울을 나기에 가장 좋은 소재로 손꼽혔다. 곧 버버리는 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이자, 깔끔하고 클래식하지만 실용도 까지 높은 브랜드로 인식됐고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Burberry의 광고, 지금의 트렌치 코트의 모습을 보여준다 / ECHO Storytelling


버버리, 디지털 마케팅을 선도하는 패션 브랜드로 제2의 도약

그런 버버리는 1990년대 후반, 각 지역에 사업권을 넘겨주며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고 격변의 시기를 거쳤다. 이런 버버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온 사람이 있다. 바로 안젤라 아렌츠(Angela Ahrendts)와 크리스토퍼 베일리(Christopher Bailey)다. 버버리의 감성적이며 실용적인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 밀레니얼 세대에게 매력적으로 소구 할 수 있는 브랜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Bubbery의 CEO였던 안젤라 아렌츠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크리스토퍼 베일리

안젤라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 세대의 언어가 영어(English)였다면, 밀레니얼 세대의 언어는 소셜(Social)이다’라고 말하며 소셜 네트워크가 삶이 되어버린 밀레니얼 세대를 새로운 변화를 하나씩 적용해 갔다. 리테일과 패션쇼에 디지털을 접목하고, 홈페이지는 고객을 위한 맞춤형 탈바꿈, 자발적인 공유와 참여를 유도하는 온라인 활동을 펼쳐 나갔다. 그리고 잊지 않았던 것은 ‘버버리스러움’이었다.


(1) 디지털 패션 마케팅의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버버리 키스(Burberry Kiss, 2013)

버버리 키스 / Burberry YouTube

(2) 영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어쿠스틱 가수들이 버버리의 최신 콜렉션을 착용하고 런던을 배경으로 노래를 부른다. 영화 같은 디지털 캠페인, 버버리 어쿠스틱(Burberry Acustic, 2011-2015)

버버리 어쿠스틱 / Burberry YouTube

(3) 누구나 멋진 트렌치 코트 자태를 뽑낼 수 있는 아트 오브 더 트렌치(Art of the Trench, 2011)

아트 오브 더 트렌치 / Burberry


162살 버버리의 새로운 얼굴

이러한 과거를 살펴보니 구찌(Gucci)의 인기가 여러 브랜드에게 영향을 끼친 것은 자명하나, 버버리의 변화는 꽤나 긴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수있다. 그리고 바로 지난 주 162살 버버리이게 새로운 얼굴이 생겼다. 용기있는 선택이었다.


버버리의 워드마크는 모던하고 영한 산세리프 서체로 기존의 클래식한 느낌과는 대조된다. 사실 이전의 브랜드 로고는 모바일에 적용되기엔 적용성이 떨어졌고 그 외 다른 채널로 활용되기에도 확장성이 부족했다. 가독성 또한 부족했다. 스트리트 브랜드의 힙(Hip)과 실용성이 우선적인 밀레니얼 세대에겐 태그라인으로 달려있는 1856이라는 숫자도, 용기 있는 기사도가 가진 의미가 크지 않았을 것이니.

버버리의 상징인 버버리 체크 또한 창립자 토마스 버버리의 이니셜을 딴, 새로운 비주얼 아이덴티티로 대체됐다. 약 180년 전부터 버버리를 상징하던 체크무늬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체크무늬로 변질되며 버버리만의 소유권을 주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자 버버리는 그런 버버리 새로운 모노그램을 최전방에 세워 새시작을 알렸다.

버버리의 새로운 모노그램, 토마스 버버리의 이니셜을 표현하고 있다 / Brandchannel


새롭게 재편된 홈페이지와 소셜 미디어를 살펴보니, 영하면서도 볼드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누군가는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너도나도 무분별하게 명품의 헤리티지를 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으나, 버버리만큼은 그 고민이 더 깊고 변화의 시작은 오래전에 시작됐다. 다음 달 9월에 새로운 컬렉션도 있을 예정인데, 앞으로 버버리가 어떤 행보를 나아갈지 기대해 본다.    


토마스 버버리와 버버리의 역사를 담은 영화같은 광고 / Burberry YouTube



확실히 힙해졌다. 하지만 만약 내가 트렌치코트를 산다면 이전 로고로 갖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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