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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욱림솔훈 Jan 27. 2024

따로 또 같이, 글쓰기 모임 체크리스트

지금, 글모임 : 영훈과 대욱의 체크리스트 

º 주제: 현재의 글쓰기 모임


오늘의 글과 사람과 글모임 | 유림

따로 또 같이, 글쓰기 모임 체크리스트 | 대욱 & 영훈

욱림솔훈의 맛 | 은솔 (2.24)


2021. 원주 워크샵에서 - 대욱과 영훈


따로 또 같이, 글쓰기 모임 체크리스트


� 대욱

 이 글은 ‘현재의 글모임’을 생각하며 적어 본 리스트입니다. 각각 어떤 것을 생각하고 기록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말하고 배치했는지를 생각해 보며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쓰기 모임을 만들면서 생각한 것


1. 빠지는 일 없이, 꾸준히 하기
2. 인상 비평을 하지 않기
3. 정확하게 칭찬하고 정확하게 비판하기
4. 두루뭉실한 좋은 말에 중독되지 않기
5. 친해지려고 하지 않기, 글쓰기 모임을 잘 하려고 하기
6. 내 글을 열심히 쓰고 타인의 글을 열심히 읽기
7.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해 보기
8. 글을 쓴 결과물을 책으로 만들어 보기
9. 읽고 쓰는 일을 습관으로 만들기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


1. 2월이면 2년이 된다. 조금 쉬기도 했고 미룬 적은 있지만 모임을 중단한 적은 없다.


2. 노력은 하고 있지만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객관적인 방식으로 말하려고 하기보다는 타인의 글에 근거해 나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3. 정확함은 닿을 수 없는 어떤 관념적인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럼에도 그 정확함을 위해 글을 쓰고 말해야 한다고 더 생각하게 되었다.


4. 가끔은 그런 말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아서, 그 기분을 망치기 위해 혹시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생각했는지 되묻곤 한다.


5. 글쓰기 모임을 잘 하다 보니 가까워지고 친해지게 되었다. 함께 모여 무언가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일은 자연스럽게 타인과 가까워지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6. 전자는 가끔 그렇지 못할 때도 있고, 후자는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어쩌면 나의 글쓰기보다 더.

 
7. 다양한 글쓰기는 좋지만 다양해져야 한다는 마음은 좋지 않다.


8. 사실 책 만들기는 혼자서만 했던 생각이었는데, 모임을 계속하면서 글이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두의 입에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혼자 글을 썼다면 절대 해내지 못했을 일이다.


9. 억지로라도 한 달에 한 번씩 쓰고 읽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별일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분명 나를 바꿔 준 하나의 계기일 것만 같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을 확실하게 내리지 못하고 막연히 어떠어떠한 것 같다, 정도로 적는 것은 글쓰기 모임이 부족했다거나 확신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닌 나의 삶에서 글을 읽고 쓰는 일은 이제 생활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 당연한 것을 증명해야 하는 순간에는 머뭇거리게 된다. 앞으로의 글을 쓰고 읽는 일이 나에게 그러했으면 한다.



적을수록 적을 것이 샘솟는 순간이 있고,

적으면서 빈곤해지는 순간이 있다.


나의 글쓰기에 대한 기록은

가끔 후자에 가까울 때가 있지만,

이 글쓰기 모임에 대한 기록은 전적으로 전자에 해당한다.

앞으로도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




� 영훈


20년 2월 첫 글쓰기 모임에서 현재까지

영훈과 대욱은 현재의 글쓰기 모임을 떠올리며

각자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글을 썼다.


줄글보다 일종의 리스트를 적어온 것이 비슷했고,

그 리스트의 소제목들이 각자의 스타일대로 달랐으며,

그 안에서 공유한 시간과 생각들이 서로의 언어로 기록되었다.



� 글쓰기 모임을 통해 하게 된 경험


글을 매개로 꾸준히 모임을 이어가는 것


누군가의 글을 2년 동안 꾸준히 읽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힘은 공간으로부터 나오기도 한다

(코로나 시국에도 글 쓰고 얘기 나눌 수 있는 우리의 작업실)


첫 독립출판


북페어에서 독자 만나기


시간을 들이지 않은 글은

열심히 읽으려는 독자 앞에서 금방 들통 나고야 만다는 것


잘 쓰고 싶은 마음에 쓰는

유려하고 아름다운 말들의 나열은 내 것이 아니다


내 안에서 열심히 곱씹고 소화된 것들이

글로 써질 때 나에게도 독자에게도 오래 남는다



� 기억나는 말


- 서로의 말을 이렇게 오해하는 지금 이 상황이 슬픈 거 아닐까요?

  (글을 읽고 피드백이 오가던 어느 순간에)


- 데이먼스이어 노래는 왜 이렇게 제 기분을 우울하게 할까요.

  그래도 영훈님 소설을 읽으니 다시 괜찮아지네요.

  (독자분이 <우리는 서로에 기대어> 책 속 <눈꺼풀>을 읽고 써 준 편지글 중에서


<눈꺼풀>은 데이먼스이어 - rainbow를 듣고 쓴 이야기다)


 

� 배우고 있는 것


글 쓰는 근육 단련하기


내가 쓴 문장이 정확한 문장인지 고민하는 습관


글에 대한 피드백을 위해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으려 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태도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것



� 변한 것


내가 쓴 에세이 <900번의 날갯짓으로부터>을 읽고

모임에서 모기를 보면 잡기 보단 훠이훠이 손짓으로 모기를 떠나보내는 욱림솔

(비건을 지향하게 되면서 모기를 잡는 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글이었다)



� 변하지 않은 것


마감 날에 닥쳐서 집중력 300프로 발휘하며 달리는 나

그러나 결국 늦는 나...

(친구들 뎨동합니다.(୨୧ •͈ᴗ•͈))



�‍♂️ 꿈꾸는 것


매일 꾸준히 읽고 쓰는 생활


언젠가 스우파처럼

글 쓰는 크루들의 배틀 프로그램이 생기면

욱림솔훈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


(내 역할은 프라우드먼의 립제이 아니면 라치카의 리안 정도

아 물론 욱림솔의 생각은 안 물어봄 그냥 나 혼자 하는 즐거운 망상)


우리가 글로 더 다양한 시도를 하며

무언가를 나누고 만들어가는 것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쓰고 읽기를 하고 싶어지는 것


욱림솔을 천천히 오래 보고 응원하는 것


언제가 이 글쓰기 모임을 잘 마무리하는 것


때로는 어떤 글을 써야겠다는 것보다는

그저 글을 쓰려는 단출한 마음가짐,

그 단출함이 빚어내는 씩씩함


나는 가끔 대욱과 내가

정말 다르면서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비슷하고 다른지 이해하기보다는

우리가 어떤 시공간에 놓여

글을 나눈다는 감각에 집중하며

이 글쓰기 모임을 지속하고 싶다.



2022. 02. 22


<따로 또 같이, 글쓰기 모임 체크리스트>


대욱과 영훈 쓰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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