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나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더니-
지난 달, 브런치를 하면서 3개의 제안을 받았다. 시작한지 한 달만에 3개의 제안을 받아서 너무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제안이 아닌 진로 상담 요청?이었다. 전혀 다른 커리어와 분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해서 내가 아는 선에서의 최대한의 조언을 해드렸다. 실질적인 도움을 못 드려서 죄송했다.
20살때부터 상담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일상생활에서도 친구나 동료들과 나누는 진지한 얘기나 고민 상담을 좋아했다. 누군가의 고민이나 상처, 아픔을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건 의미있고 고귀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약 내 글을 읽는 분들 중에서도 어려움이나 고민이 있다면 제안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두번째 제안은 미국에서 연락이 왔다. 누구나 알만한 미국 IT 기업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계신 '윤님'이라는 분인데, 내가 백수가 되었다는 글을 읽고 신경이 쓰여서 도움을 주기 위해 연락하셨다고 한다. 윤님은 새로 이직할 곳이 블록체인 쪽 회사라 내가 원하면 인터뷰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리크루터와 연결을 해주신다고 했다. 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다가 화상회의를 하자고 제안해주셨고, 영어 인터뷰나 개발 쪽 커리어에 대해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다가 윤님이 12월에 한국에 들어온다고 하셔서 기회가 되어 두 번이나 강남 쪽에서 커피챗을 할 수 있었다. 한 번은 둘이서 보고, 또 한 번은 내 전 회사 동료가 만나고 싶다고 하여 셋이서 봤다. 궁금한 질문들에 흔쾌히 답해주셨고 대화를 나누며 글감으로 쓸 여러 통찰도 얻었다.
아직 영어로 실무를 하기엔 스피킹 실력이 부족해서 바로 영어 인터뷰를 보진 못했다. 하지만 윤님 덕분에 야심찬 목표가 생겼다. 영어 준비를 열심히 해서 23년엔 반드시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의 인터뷰를 보는 게 내 새해 목표다.
세번째 제안은 리크루터 '은님'께 연락이 왔다. 작년에 기사와 유튜브를 통해, 한국에서 손 꼽을만한 사업가와 회사를 알게 되었는데 그 회사의 VC 소속이셨다. 두번째 제안과 마찬가지로 내가 백수가 되었다는 글을 읽고 연락을 주셨다.
은님의 회사가 내 집과 가까워서 근처에서 커피챗을 할 수 있었다. 나와 핏이 맞는 회사를 알아봐주셔서 해당 회사 CTO에게 직접 소개해주셨다. 그 회사도 우리집 바로 근처였고, 국내 블록체인 업계에서 몇 없는 상당히 규모가 큰 회사였다. 아쉽게도 CTO와 만나기로 한 바로 전날, 내가 코로나에 걸려서 일정이 한 주 미뤄졌는데 그 사이 내 거취가 결정이 되었다.
내 이야기를 듣고 관심이 없는 사람이 대다수, 그리고 무시하하고 험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세상에는 이렇게 따뜻하면서 적극적인 사람들도 있었다. 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에서 내 이야기를 하다보니 생긴 기회였다. 힘들 때 손내밀어주셨던 분들 덕분에 용기를 얻고, 원대한 꿈도 꿀 수 있게 됐다.
22년 10월부터 두 달 동안 내 인생에서 역대급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일들을 브런치에 글로 썼다.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구독해주시고 라이킷과 댓글 달아주셔서 재밌게 글을 쓸 수 있었다. 내 글을 읽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 23년에도 내가 겪는 파란만장한 스타트업 이야기들을 글로 써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