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연락처에는 몇 명의 '진짜'가 있나요?
독서에 한창 빠졌던 시기에 일과 외에 거의 모든 시간을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리고 항상 감명받은 문구를 어딘가(메모장, 구글 문서와 같은 곳)에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 그렇게 노트북을 켜놓고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라는 책을 읽었었다.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책에 모든 것을 몰두하던 전이었기 때문에 전공서나 수업 교재를 위한 목적으로 사는 책 이후로 엄청 오랜만에 오로지 ‘읽을 책’을 산 것이 었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일단 얇기도 하였고, 제목에 끌려서 강남 교보문고에서 샀다.
전형적인 요즘 트렌드에 맞는 책이었다. ‘직설적이며 현실적’ 느끼며 나는 책을 읽었다. 이런 책들은 읽으면 지루하면서도 현실적이라 나에게는 적합했지만, 솔직히 읽고나면 저런 책들은 ‘여운’으로 남는게 없다. 이 책도 그런 느낌이 매우 강했지만, ‘인맥 정리’와 관련된 내용을 읽으면서 나의 경험이 문득 떠오르던 문장이 있었다. “연락을 주고받지 않거나 일련의 사건을 통해 의가 상하면 연락처를 지우고 관계를 끊는 것을 말하는데, 사실 너무 만연한 개념이라 신조어라 부를 필요도 없다.”라는 내용이었다. 다들 저 문장과 같은 경험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내가 간간히 하던 일이라 혼자서 피식 웃으면서 문장을 받아 썼던거 같다.
그리고 이것과 관련해서 글을 쓰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이와 함께 간략하게 어떤 방향으로 글을 쓰면 좋을지 당시 구글 문서(지금은 노션으로 다 옮겨서 글을 작성하고 있음)에 대충 끄적여놨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연재일 기준 전날 그리고 당일에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서 연재를 하지를 엄청 고민하다가, 요즘 인스타 팔로잉/팔로워 수를 대폭 줄이고 있는 중이라 이것을 선택해서 글을 마무리 짓기로 하였다.
나의 첫 ‘인맥 정리’는 20살에 재수하면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때 반장-부회장-학생회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대외 활동을 하였고,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지인이 많은 것을 자랑으로 여겼던 나였기 때문에 깊은 관계이든 피상적인 관계이든 조금이라도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나는 뿌듯함을 느끼며 의기양양하며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고3 입시의 실패로 재수를 하게 되었고, 나는 매일 독서실에서 벽만 보고 사는 신세가 되었다. 이 시기는 공부의 힘듦으로 인해서 어찌보면 인생에서 하루하루가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연속일 정도로 나의 기준에서는 감정기복이 심했던 시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페이스북(당시는 인스타그램보다 페이스북을 더 많이 사용하였음)에서는 대학에 입학한 친구들이 벚꽃놀이를 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학의 과잠을 입으면서 웃고 있는 모습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이 처음에는 ‘부러움’보다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치면서 슬럼프 시기가 자연스럽게 왔고, 이것은 이상하게 인생을 돌아보게 되는 전환점도 되었다. 솔직히 왜 주변 사람들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추측하건대, 나는 혼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친하다고 생각했던 애들은 재수를 하고 있는 나를 고려하지 않고 본인들의 입장에서 이야기해서 그것들이 누적되면서 감정적으로 힘들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지금 인맥 정리를 하게된 계기를 설명하려고, 혼자 카페에 앉아서 나의 20살을 회상하고 있는데 정말 부끄러운 것 같다. 지금도 막 나이가 많다고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때는 정말 진짜 애 그 자체였던 것 같다. 결국 본인의 선택으로 결정한 재수임에도, 본인의 잘못은 아니지만 그러한 결과를 타인을 비난하면서 그럴게 있나 싶다. 어쨌든 그렇게 '인맥 정리', '사람 정리', '주변 사람 정리' 등으로 풀이될 수 있는 것의 시작은 나의 20살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엄청 많은 번호를 가지고 있으면서 카톡에 많이 뜨면서 번거로운 것도 있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번호나 카톡을 지우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거의다 정리가 된 것 같다. 그런데 이러면서 한 번씩 무지성으로 번호를 지우고 해서 연락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친구한테 연락이 와서 낭패를 본적도 있긴 하다.
여러분들도 그런 경험이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연락처든 뭐든 있지만 연락을 하지 않고 남겨만 두는 이 관계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전혀 유익하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지만 그냥 편하고 재미가 있어서 그냥 두는 그런 관계. 그리고 요즘은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나의 주변 사람을 잘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요즘은 인스타그램 팔로잉/팔로워들은 정리하고 있다.
나처럼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계에 있어서 피상적인 관계로 넘쳐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여러분들도 이번 기회에 연락처를 한 번 뒤져보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