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다이어트

20살, 재수생이 마주한 몸과 마음의 변화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든 진지하게 다이어트를 자주 언급하곤 한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에는 놀러 가면서 자연스럽게 노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사람들은 어느 정도 다이어트를 하고 여행을 떠나곤 한다.


나 또한 습관적으로 다이어트해야 한다고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진지하게 다이어트를 성공한 적은 자주 없는 것 같다. 앞으로 바디프로필에 대해 몇 번 더 언급하겠지만, 나는 바디프로필을 3번 찍었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이상적으로 다이어트해서 성취감을 느낀 것은 바디프로필이 거의 유일한 것 같다. 대체로 하루 이틀 정도 진행하다가 3일 넘어서는 순간 갑자기 식욕이 폭발해 이틀 노력한 보람이 무색할 정도로 먹기를 반복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의 다이어트는 일단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도 나름 다이어트를 진행하고 있다. 작년 3번째 바디프로필을 준비할 때는 고구마 대신 오트밀과 감자를 번갈아가며 먹었다. 고구마보다 더 좋다는 주변 지인들의 의견을 따른 것인데, 솔직히 나는 별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먹었다. 지금 하고 있는 다이어트를 작년처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자유식을 섞고 한 끼 정도만 감자를 먹기로 했다. 그래서 감자와 프로틴부터 샀고, 8월부터 조금씩이나마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웨이트도 평소보다 강도를 높이려고 노력했고, 무엇보다 천국의 계단을 적어도 20분 이상 타면서 유산소 시간을 늘렸다. 식단을 엄청 빡시게 하지 않기 때문에 몸무게의 극적인 변화는 아직 없다. 당연한 일이다. 본격적으로 한 끼를 감자로 먹기 시작한 지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작심삼일은 넘었으니, 스트레스받지 않으면서 진행하자는 마음뿐이다.


그럼 나는 언제 처음으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다짐했을까?


바로 20살, 재수하던 시절이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몸무게나 살찌는 것에 크게 예민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신경을 썼던 것은 사실이다. 아마도 사진에 찍혀서 예쁘게 나오지 못한 나의 모습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것은 나 스스로 나를 관리하는 차원이었다. 그러나 20살에 외할아버지에게 들은 한 마디로 인해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 뒤로 지금까지 그날을 회상하며, 거의 10여 년간 다이어트와 운동을 지속하는 큰 동기가 되었다.


20살에 나는 독학 재수를 하고 있었고, 절대적으로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니 활동량이 적었고 자연스럽게 살이 찌기 시작했다. 그렇게 재수 생활을 보내던 중 외할아버지가 외할머니에게 조용히 말씀하셨던 한 마디가, “지훈이는 이쁜데, 살찌니까 즈그 애비랑 똑같이 생겼노.”라고 말씀하셨다. 나에게 직접적으로 한 말은 아니었기에 내가 어떻게 알았냐면 할머니랑 대화하면서 웃으면서 나에게 말씀해주셔서 알았다.


손주가 10명이 넘게 있었지만, 손주들에게는 그런 말을 일절 하지 않으셨는데 그런 말씀을 하신 것이었다. 그런데 하필 내가 제일 듣기 싫은 말 중 하나를 하신 것이었다. 내가 아빠를 싫어하는 것도,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아빠는 막 돼지처럼 뚱뚱한 모습은 아니었지만, 통뼈에 퉁퉁한 체형이시다. 난 그 체형을 그대로 물려받았고, 스키니진에 마른 몸이 ‘미’의 기준이 되던 시절에는 나의 모든 것이 스트레스였다.


그러던 중 할아버지께서 살이 찐 나의 모습을 보고 하셨던 말씀이었다. 평소에도 그런 말씀을 자주 하셨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겼을 것이다. 하지만 손주가 11명이나 있던 할아버지께서는 나보다 퉁퉁하고 살찐 손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그런 말씀을 하지 않으시던 분이 할머니에게 조용히 그런 말씀을 하신 거고, 나도 할머니에게 어쩌다가 들은 이야기였다.


흔히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살쪘다’라는 말을 하시면 진짜 심각한 상태라고 표현한다. 살집이 있는 아이에게도 뼈밖에 없다고들 하시는 우리들의 조부들에게 난 고작 몇 킬로 찌지도 않았는데 그런 소리를 들은 것이니, 재수해서 예민하던 나에게 몸무게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엄청난 콤플렉스였다.


설상가상으로, 엄마가 항암으로 인해 매달 대학병원 외래를 가던 상황에 아빠랑 내가 보호자로 따라가는데, 기다리면서 혈압 재는 기계로 혈압을 잴 때마다 ‘전고혈압’이 뜨는 것이다. 엄마는 정상으로 나오고, 퉁퉁한 아빠마저도 정상으로 나오니, 난 근처 병원에 가서 검진을 해보았지만 정확한 진단명은 나오지 않았다. 의사선생님께서는 지금부터 혈압약을 먹게 되면 평생 먹어야 한다고 하셨고,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셨으며 평생 이런 적이 없었는데 혈압이 다소 높게 나오는 것이 아마 살이 쪄서 생긴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다.


결국 재수를 해서 어찌보면 체력이랑 컨디션이 중요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밥을 거르면서 공부를 하였고 거의 6킬로를 먹지 않으면서 뺀 것 같다(지금 돌이켜보면 공부하면서 밥도 안 먹었으니 살이 금방 쉽게 빠진 것 같다.). 건강하게 빼지 않았지만, 항상 저녁은 먹으면서 공부하냐는 가족들의 질문에 난 항상 먹었다고 하고 자주 저녁을 거르면서 공부를 했다. 물론 건강하게 빠지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살이 빠지고 나니까 혈압이 정상 범위 안에 들어왔다.


재수도 완벽하게 성공하지도 못했다. 이 부분에는 다양한 사건들이 있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글로 옮기는 날이 있을까 생각하며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자.


재수 생활이 끝나고 꾸준히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활동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정적인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헬스였다.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빠와 함께 집 근처 헬스장에 가서 등록하고 그때부터 헬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엄청 열심히 다녔다고는 할 수 없지만, 본격적으로 성인이 되고는 죽이 되든 밥이 되는 어떻게든 헬스를 했고, 이것이 나름 나에게는 큰 자산이 되었다. 그 뒤로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다른 편에서 언급하겠지만, 그렇게 나는 PT도 받고 바디프로필도 촬영하면서 점점 남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몸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고 자화자찬하며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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