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
몇 년 전의 일이다.
정교사 선생님도 휴직하셔서 기간제 선생님이 있었다.
방과후 선생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면직하셨다고 했다.
그 자리를 내가 들어갔다.
나는 24명의 유아를 맡았다.
특수한 요구가 있었던 유아 1명이 있었는데, 진단검사를 진행 중이라 했다.
다문화 유아가 있어서 말이 통하지 않는 유아도 1명 있었다.
자녀가 조금이라도 다쳐서(긁히는 아주 경미한 상처부터 넘어져 멍들어 오는 것까지) 오는 걸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학부모도 있었다.
조용히 딴짓을 해서(물컵에 물을 담아 교구장 구석에 놓아두는) 계속 매의 눈으로 지켜보아야 하는 유아도 있었다.
편식을 심하게 해서 점심지도 때마다 전담해서 지켜봐야 하는 유아도 있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형아가 있어서 이상한(유아 수준에서 이해가 안 가는 어휘들) 말들을 얘기해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유아도 있었다.
친구를 무는 유아도 있었다.
유아들이 많으니, 각양각색의 유아들이 많았다.
내가 4번째 선생이라 했다.
학기 중간에 왔으니, 당연히 부모들이 내게 관심이 많았다.
많은 질문을 했었는데, 그중 많이 받았던 질문이 내가 언제까지 있냐는 것이었다.
그동안 왜 그렇게 많이 교사들이 바뀌었는지 알 것 같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학기 말을 맞이하고 학년 말 방과 후과정 마지막 마무리하는 날,
아이와 하원했던 어머님이 다시 오셨다.
뭘 놔두고 가셨는가 하고 현관에 나갔다.
내게 너무 고맙다면서 한동안 말씀을 계속하셨다. 자기 애가 친구들에게 자꾸 얘기해서 불편해하는 걸 잘 지도해 줘서 고맙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마치 생각난 것처럼 커피세트를 내 손에 강제하다시피 하고 도망치듯 가셨다. 김영란법에 걸리지 않는다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했다.
이러지 않으셔도 된다 해도, 괜찮다 하시면서 막무가내로 들려주시는 것이었다.
다른 선생님들은 다들 힘들어하셔서 보내기 미안했었다고 말씀하신다.
이런 인사를 들으면 너무 좋다.
힘들어도 보람이 느껴져서 다시 힘을 내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대면으로 하지 않고 더 효과가 좋은 방법이 있다.
자신이 속한 학교 교육청 칭찬코너에 올리면 더 좋다.
그러면 교장도 알고 교육청도 고마움을 알게 된다.
방학 때 외로이 학교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가장 힘이 되는 방법이다.
방학 때 고마웠던 학교 관계자가 있다면
지체 없이 교육청 게시판에 칭찬해 주자.
직접 커피세트 받는 것보다
더 기쁘고 더 힘이 날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지 않아도 힘을 낼 것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