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 돗자리를 펴놓고 작은 캠핑테이블 위에 과자와 음료수를 꺼내놓고 먹고 있는 중학생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을 보았다.
아이들 옆에는 정말 커 보이는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그 옆에서 즐겁게 과자를 먹으면서 웃고 있는 아이들이 있었다.
요즘은 같이 모여 있더라도 각각 앉아서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이어서
야외에 있는 아이들이 정말 생소해보였다.
이것을 본 나는 옆의 딸래미에게 말을 시켰다.
-와, 저기봐봐, 진짜 창의적으로 논다. 엄마가 중학생이었을 때는 정말 갈 곳이 없어서 분식집에 앉아서 먹으며 수다떠는 것이 다였는데, 진짜 요즘 애들도 갈 데가 없지 않냐? 중학생부터는 공부만 주구장창 하라는 거지. 학교서도 야간자율학습시간이 합법적으로 있었으니 말이야. 엄마가 학교다닐 때도 저랬는데 말이야.
이말을 들은 중딩 딸래미는
-그래서 나는 그냥 집에서 놀잖아. 얼마나 좋아!
-그래, 우리 딸래미는 그림그리는 것만 좋아해서 집에만 콕 박혀 있네!
나는 밖에서 뻘짓 안하는 걸 좋아해야 할 지, 바깥경험을 전혀 안 하는 걸 걱정해야 할 지 모르겠다.
요즘 청소년들이 모여서 놀 곳이 전혀 없다. 내가 어릴 때는 아예 없었고, 성인들이 가는 곳에 가는 것을 가는 일탈이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 청소년만의 공간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물론 청소년회관이나 청소년문화회관 등이 있지만, '구'에 하나씩 겨우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사람들은 이것에 대해 별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아직도 중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 6년정도까지 학교라는 공간 이외에 청소년들이 마음편하게 갈 만한 공인된 공간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뭔가 시도해 볼만한 것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오로지 학업에 관련된 것만이 있을 뿐.
청소년들의 여가시간을 보낼만한 그들만의 시간과 공간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K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주축임은 틀림이 없다. 어쩌면 이런 체제를 조금이라도 다양하게 만들어준다면,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