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배와 바다, 그리고 나
꿈에서 누군가가 책을 읽어줬다.
나는 하얀 커다란 배를 탔고 평화롭기도, 분주하기도 한 모습들을 바라보았다.
나의 방에 들어가 클래식한 목재로 꾸며진 서재와 책상, 흰 커텐, 짙은 녹색의 벽지를 보았다.
동생의 방에 들어가 조금 더 모던한 느낌의, 마찬가지로 흰 커텐으로 꾸며진 내부를 보았다.
' 린넨 소재의 흰 커튼으로 바꿔야겠다 '
생각했다.
배 안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
사랑을 나눴다.
다른 사람들의 옆에서 사랑을 나누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곳이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어느날 배를 조종하는 기관실에 들렀다.
그리고 그 곳에서,
이 배는 오로지 한 사람이 구르는 발로 동력을 얻어 나아가는 배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순간 바다 속에서 배의 밑부분을 보게 되었다.
서서히, 천천히, 조용히 배가 가라앉고 있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혼자가 되었다.
숨쉴 수 없음을 느끼며 바다 속에 홀로 멈춰있었다.
눈을 꼭 감고, 괜찮다고, 조금 있으면 끝난다고, 되내이며
꿈에서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