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by Iknownothing

나이 든 갈대는 바람에 흔들리고

풀 너머로는 바다가 빛난다.

그 위를 무심히 거니는

사슴.


길게 여윈 목을 꼿꼿이 세우고

바짝 선 귀는 경계를 놓치지 않는다.

흔한 발소리도 내지 않으며

풀을 뜯고 물을 마신다.


하지만

해가 저물고

하늘이 반짝이면

작은 짐승에게 다가오는 미묘한 고독

까닭을 몰라 슬픈 눈동자를 하고


건조히 긴 목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고독한 김이 서리는 아름다운 미물 微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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