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빛을 내는 것.
서울에 산다는 것은
정신없이 빠르고 복잡하게 휘몰아치는
물길의 흐름에 띄워진 종이배와 같다.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
회사들이 가장 많이 집중된 곳,
대학교 등 교육 시설이
가장 많이 자리잡고 있는 곳.....
바쁘고, 치열하고, 위태롭기도 하다.
생각만해도 피곤하다.
회사 다닐 때
가끔 너무 힘들면
회사 옥상에 올라가곤 했다.
회사 건물은
광화문 사거리에 위치해있는데,
옥상에서 바라보는 서울 풍경은
낮이나 밤이나 참 운치가 있었다.
북악산, 경복궁, 광화문, 광장
그리고 그 주변에 늘어선
수많은 건물들을 거쳐
남산타워로 시선을 옮기다보면
간혹 슬프기도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 속에 살면서도
이런 것들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우리 서울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까워서.
광장에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10분 정도 멍하니 바라볼
여유조차 없는 것이
서울 사람들의 운명인가 싶었다. 슬펐다.
하지만 그 치열함이 아름다움이기도 하다.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서 달려가는 사람들, 가족들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
바로 이런 열정과 애정을 지닌 사람다운 사람들이 총집합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야경이 아름다운 것은
야근하는 수많은 사람들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더욱 아름다운 이유는,
건물들에서 뿜어나오는 불빛 속에
열정과 애정에 기반하여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다시 생각해보니...
서울에 산다는 것은
어쩌면
작지만 값진 빛을 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