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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명 Dec 09. 2015

PR은 무엇인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과의 연결

공기와 메시지의 공통점


지구상에서 우리 인간들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2가지다. 하나는 ‘공기’, 다른 하나는 ‘메시지’. 현대 사회에서 ‘메시지’란 대부분 ‘마케팅’에 의한 광고와 홍보 등이다. 이것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손이 가요 손이가~’가 들리면 반사적으로 새우깡이 떠오르고, 맥주를 생각하면 ‘캬하~’하는 소리가 들리는 느낌을 받는 것 모두 그 증거다. 때문에 광고와 홍보는 대기, 즉 'atmosphere'라 할 수 있다. 이것들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전파되어 우리 주위를 맴돌까?


요즘 사람들은 똑똑해서 광고나 홍보에 대해 다 알고 있는 듯 이야기한다. 하지만 막상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딱 떨어지는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없다. 그나마 광고는 눈과 귀에 직접적으로 와 닿는 것들이기 때문에 어렴풋이 개념이라도 잡히지만, 홍보는 전공자들도 실전에 들어가기 전에는 개념 잡기가 애매하다. 때문에 면접을 치를 때에도 ‘홍보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남들이 멋있어 보이려고 뱉어댔던 말들이나 따라하는 수준이다. 일부는 아예 허세 가득한 답변만 장황하게 늘어놓기도 한다.


대체 홍보가 무엇일까?


그럼, ‘홍보’란 대체 무엇일까? 앞서 말한 것처럼 광고는 눈에 보이는 것이고 홍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쉽게 구분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것은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의 답변이다. 틀리진 않았으나 극히 일부의 개념만을 알고 있을 때 하게 되는 답이다. 이벤트 프로모션이나 캠페인은 눈에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저 답변을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광고는 ‘대놓고 인식시키려 하는 것’이고, 홍보는 ‘은연중에 인식시키려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광고는 ‘주입’으로 표현 될 수 있다. ‘선전(propaganda)’이라는 용어로 불리워져 오기도 했으니 ‘광고=주입’이 어색한 표현은 아니다. 이에 비해 홍보 즉 PR이 무엇이냐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연결’이 적절하다. 약간 철학적 표현이 될 수도 있겠으나, 광고와의 차이를 명확히 해주는 표현이다. ‘연결’되면 ‘은연중에’ 인식되기 마련이다.


동사적 뉘앙스, '연결'


PR을 ‘연결’이라고 정의하는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 PR은 ‘Public Relations’의 약자로, 사전적 의미는 ‘공중관계’다. 하지만 ‘공중관계’라는 표현이 무엇을 말하는지 명확하게 감을 잡기가 어렵다. ‘공중관계’라는 사전적 정의는 PR이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하는 지향점, 즉 ‘목적성’에 개념을 둔 것이지 ‘무엇을 하는 것인가’ 하는 ‘현재성’에 개념을 둔 것이 아니다. 정확하게 정의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명사형 단어인 ‘공중관계’가 아닌, 동사적 뉘앙스인 ‘연결’의 개념으로 설명되어져야 한다.


‘PR=연결’이라는 개념이 정확하다는 것은 실무자들이라면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PR담당자들이 진행하는 가장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활동은 ‘언론홍보’다. 기업홍보팀(In-House)이라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 대행사(Agency)라면 클라이언트 기업의 정보와 이야기꺼리(흔히 전문 용어로 ‘야마’라고 한다)들을 기자에게 전달하는 작업이다. (물론 이 과정에는 야마를 찾는 것, 미디어앵글 - Media Angle: 언론에 노출시키고자 하는 컨셉 및 그에 따른 기획 등 - 을 잡아주는 것 등 여러 복잡한 것이 있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클라이언트 / 기자 / 소비자, 세상


이 작업에는 크게 3가지 ‘눈으로 보이는’ 연결이 있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대행사 PR담당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 '클라이언트와 PR담당자의 연결', '클라이언트와 기자의 연결', '클라이언트와 소비자 및 세상의 연결' 등이다. 자세한 것은 추후에 다루겠지만, 결국 '연결'이다. 계속해서 무언가를 연결시키는 작업이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형태의 연결은 '언뜻 보면 상반되는 논리들 간의 연결'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논리와 논리의 연결'을 통해 앞서 언급한 모든 연결 관계의 상황들과 문제를 풀어가는 일을 PR이라고 답해도 좋다.


사실, PR뿐만 아니라 사람이 하는 많은 일들 대부분이 연결로 풀어낼 수 있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연결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오죽하면 우리의 존재가 '사람人 사이間', 바로 '인간'일까. 더군다나 ‘인간’의 가장 큰 특질인 ‘언어’를 통해 의미 있는 ‘메세지’를 은연중에 인식시키는 작업이 PR이니, ‘연결’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PR=연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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