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 기자, 소비자 그리고 논리 대 논리
지난 번 글에서 ‘PR=연결’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PR=연결’이라는 말을 구체적으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무엇을’과 ‘어떻게’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하기에 이번 글에서는 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보기로 한다.
클라이언트
우선, 클라이언트와 PR담당자의 연결이다. 이 둘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최적의 컨설팅을 할 수 없다. ‘잘 알아야 잘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아주 간단한 원칙을 생각해보면 이 첫 번째 연결의 중요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클라이언트와 PR담당자의 연결 관계는 양측이 모두 노력해야하는 부분이지만, 특별히 PR담당자가 더욱 신경써야한다. 클라이언트는 PR에 대해 잘 모른다. 어떤 것을 이야기해야할지, 어떻게 이야기해야할지를 홍보측면에서 명확히 판단하지 못한다. 때문에, PR담당자는 지속적인 연락과 관심표명을 통해서 클라이언트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자료들을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
자주 연락 하는 것은 대화를 통해 상호간의 표현법에 서로가 익숙해질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데, 서로의 표현법에 익숙해지고 대화가 자연스러워지면 클라이언트의 과도한 요구(홍보에 맞지 않는)도 친절하게 거절할 수 있게 된다. 클라이언트 측의 담당자와 술자리나 식사자리, 하다못해 티타임이라도 자주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다.
이 연결이 끈끈하지 않으면 대중을 상대로 한 메시지에 명료성이나 선명함이 떨어진다. 어중간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는 뜻이다. 또한, 클라이언트와 PR담당자 양측에 불만이 누적되기도 한다. 클라이언트의 요구는 항상 과도한 법이지만, PR담당자의 기준은 기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대중과의 매스커뮤니케이션에서 일정부분 중립적인 상태를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준을 클라이언트에게 원활하게 이야기 할 수 없는 관계에 있을 때 클라이언트는 “내 돈 내고 왜 내 마음대로 못해?”라는 불만을, PR담당자는 “그럴꺼면 광고를 해라 그냥!”이라는 불만을 가지기 쉽다.
기자
두 번째로 클라이언트와 기자의 연결이다. 기자들에게 단순히 정보와 야마(기사 주제, 꺼리 정도로 해석하면 된다)를 제공한다고 해서 그들이 보도자료를 기사로 다뤄준다거나 기획기사를 받아 써 주지는 않는다. 기자와 관계 형성이 되어야 하는데, 서로 ‘연결’되어있다는 느낌을 주고받을 정도라면 최적의 관계이다. 그런데 이 기자와의 관계, 기자들의 직업 특성상 쉽지가 않다.
기자들은 기본적으로 비판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고, 허점을 잘 골라내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연습되어져 있고 습관이 되어있어서 예리한 질문들을 잘 던진다. PR담당자들도 기자 만나는 것을 어려워하기 쉽고 특히나 클라이언트들은 기자와의 자리 자체를 무서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기자도 월급쟁이고 사람이다. 연락 자주하고, 설령 기자가 피하는 느낌을 주더라도 자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만나다보면 기자에게 클라이언트 혹은 PR담당자는 ‘남’이 아니라 ‘공생관계’가 될 수 있다. 기자와 공생관계가 된다는 것은 ‘좋은 취재원, 정보원’이 된다는 뜻이다.
‘좋은 정보원, 취재원’이란 시사성있는 이슈를 만들어내거나 사람들이 재미를 가질만한 기획기사 아이템 등을 기자에게 곧잘 제공할 줄 아는 사람을 뜻한다. PR담당자가 클라이언트와 기자 사이에서 이 역할을 잘 해내야 한다. 기자가 원하는 아이템을 만들어내되, 그것을 우리 클라이언트와 관계있는 것들로 구성하는 능력을 키워야한다. 이것은 클라이언트와 기자의 연결에서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클라이언트가 기자를 직접 만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클라이언트와 기자의 연결은 실상 기자와 PR담당자의 연결이다. 첫 번째로 언급한 ‘클라이언트와 PR담당자의 연결’이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소비자
세 번째는 '클라이언트와 소비자 및 세상의 연결'이다. 앞서 말한 두 가지 연결이 잘 이루어졌을 때 가능하다. 거짓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위기 시에는 항상 정공법으로 돌파하는 것이 좋다. 이 바닥에서 일을 하다보면 작은 흠집 내기 싫어서 꼼수부리다가 그 흠집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려서 감당 못하고 쩔쩔매는 업체들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클라이언트와 소비자 및 세상의 연결에서 솔직함이 없으면 장기적인 신뢰는 불가능하고 그것은 결국 기업의 수명을 단축하는 일이 되기도 한다.
상반된 논리
위 3가지 연결을 ‘눈에 보이는 연결’이라 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은 '서로 상반된 논리와 논리의 연결'이다. 홍보 아이템은 언제나 한정되어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 논리와 논리를 연결하면 새로운 아이템들이 튀어나오게 된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논리와 논리의 연결은 중요하다. A라는 논리가 클라이언트에게 위기로 다가올 때, B라는 논리를 연결시켜서 풀어내면 위기가 기회로 바뀐다. ‘눈에 보이는 연결’들을 만들어내는 데에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기본적인 업무처리능력 이외에 PR담당자의 진가를 확인 할 수 있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논리와 논리의 연결'을 통해 다른 모든 연결 관계의 상황과 문제를 풀어가는 일이 PR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