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장이에게 도움되는 실무 보도자료 작성 요령
보도자료는 홍보업계 취업 희망자라면 반드시 작성할 줄 알아야 하는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홍보에 있어서 마케팅 감각만큼 중요한 것이 글쓰기 감각입니다. 광고에서 마케팅 감각만큼 중요한 것이 카피라이팅인 것과 비슷한 이유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도자료 작성법으로 흔히 5W1H(6하 원칙),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 등을 이야기합니다. 학부 시절 누구나 배우는 것이고 인터넷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것을 제외하고 실무에 도움되는 보도자료 작성 요령에 대해 몇 가지 언급하겠습니다.
1.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지 말 것.
2. 최대한 객관적 입장에서 작성할 것.
3. 문장은 무조건 단문으로 만들 것.
4. 자신이 기자라고 생각하지 말 것.
#1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지 말 것
글 쓰는 것을 ‘밥벌이’로 하지 않는 사람들 대부분은 글을 쓸 때 ‘이 정도면 괜찮게 쓰는 편이겠지’라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본인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자칫 갖은 표현들을 난잡하게 사용하게 되는 실수를 범하게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해도 될 만큼 잘난 사람은 절대 없습니다.
스스로 잘났다며 자신이 적은 표현에 대한 자기검열을 하지 않은 글 십중팔구는 무조건 못 쓰는 글일 수밖에 없습니다. 밥벌이로 글 쓰는 사람들이 글을 잘 쓰는 이유는, 상당한 시간과 공을 들여 자신이 사용한 표현에 대해 엄격한 자기검열을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홍보장이들은 시간에 쫓겨 글을 써야 하는 상황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렇기에 보도자료 등의 글을 쓸 때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며 이런저런 표현들을 넣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본인의 글을 엄격하게 바라보며 아주 담백하게 써야 한다는 것이죠.
또 한 가지 잘났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이 홍보하는 대상입니다. 자기편이니까 무조건 잘난 것처럼 보이겠지만 남들이 보기엔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심지어 삼성이나 애플 같은 세계 초일류 기업들도 일반 소비자들에게 ‘구리다’는 이야기를 쉽게 듣는 세상입니다. 보도자료를 쓸 때 스스로를 객관화하지 않으면 비웃음을 살뿐입니다.
#2 최대한 객관적 입장에서 작성할 것
위에 언급한 객관화와는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앞에서는 입장에 대한 객관화를 말한 것이며, 지금 이야기하는 객관화는 사실관계와 표현에 대한 것입니다. 보도자료에 쓴 내용이나 표현이 누구에게라도 객관적으로 보일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이게 왜 객관적이야?’라고 물었을 때 바로 답할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한 사실들을 명확한 표현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그러나 보도자료는 기본적으로 ‘홍보’를 위한 것입니다. ‘주장 및 알리고 싶은 사항’이 있기에 작성하는 것이죠. 객관화되기에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 정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는, 객관적인 근거(연구자료, 논문, 기존에 발표된 사실 등)를 들어 ‘A제품은 ~~도 가능하다’, ‘B 성분으로 인해 ~에 도움을 줄 수 있다(’효능이 있다‘는 확정적인 표현은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라는 식으로 작성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기업 대표나 제품 개발자 및 담당자의 말을 인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경우 단순히 ‘관계자에 따르면’이라는 표현보다는 실명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기사에서 익명으로 처리하는 것은 기자의 판단이지만, 홍보담당자(PR AE)는 정보의 신뢰성을 위해 실명을 제공해야 합니다.(여러 매체에 배포하는 보도자료의 경우가 아니라 하나의 매체와 기획기사 형태로 작성하는 경우에는 기자에게 익명을 요청하여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3 문장은 무조건 단문으로 만들 것
글 쓰는 사람이 버려야 할 못된 습관은 바로 ‘말하듯이’ 쓰는 것입니다. 말하듯이 글을 쓰면 두서없이 진행되기 쉽고, 문장에 군더더기가 붙게 됩니다. 나름대로는 수려하고 부드러운 문장을 작성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건 혼자만의 생각일 경우가 많습니다.
못 쓰는 글은 형용사나 수식어가 많은 글입니다. 최악의 글은 형용사와 수식어를 잔뜩 사용했으면서도 감흥이 없는 글입니다. 둘 다 그저 본인만 감탄할 뿐이죠.
과연 어떻게 쓰는 글이 깔끔한 글일까요? 쉽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문장 짧게 만들기 연습’이 도움된다는 것입니다. 중복되는 표현이나 단어는 무조건 제거하고 ‘을, 를’은 한 문장에 하나만 넣어 작성하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요령입니다. 담아야 할 내용이 많다면 문장을 끊어서 짧게 나누어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사나 블로그 포스팅 등 다른 사람의 글 속 문장을 줄여보세요. 그 연습을 하다 보면 자신이 쓴 문장도 새롭게 보입니다. 어떤 부분을 정리해야 할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반복하면 좀 더 깔끔한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 자신이 기자라고 생각하지 말 것
보도자료는 결국 기자들이 받아보는 것이고, 말 그대로 ‘보도’의 ‘자료’가 되는 것이기에 기자들의 입장에서 작성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은 스스로 기자인 것처럼 쓰라는 말과는 다른 의미입니다.
하루에도 수백 통의 보도자료를 받아보는 기자들이 한 번에 알아보기 쉽게 작성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들이 기사에 크게 손댈 것 없는 글이 되어야 합니다. 기자들이 기사에 쓰는 깔끔하게 정돈된 문장을 떠올리며 ‘기자 입장’에서 작성하고, 받아보는 ‘기자 입장’에서 깔끔한 글로 보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기자의 편의를 고려해야 기사로 게재되기도 쉽습니다.
유의할 점은 기자들이 쓰는 표현들을 그대로 따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예로 흔히 볼 수 있는 기사 표현 중 ‘~~ 할 것으로 보인다’, ‘~~ 할 전망이다’, ‘사실 상 ~~이다’ 등이 있습니다. 이것은 기자가 자료를 보고 기자 판단하에 쓰는 표현들입니다.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홍보장이들이 사용하면 그저 자신들의 희망사항을 풀어놓은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자칫 우스운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방법’ 보다는 ‘태도’
‘가장 프로다운 보도자료 작성법’이라는 것에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위에 언급한 4가지 요령을 잘 기억해두신다면 어디에서 업무를 맡게 된다고 해도 부족한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위 요령들은 사실 ‘방법’ 보다는 ‘태도’ 가까운 내용입니다. 세부적인 요령이나 방법은 좋은 태도를 유지하다 보면 각자 스스로 발굴하게 될 수도 있겠죠. 아무쪼록 오늘 하루도 고달프게 업무에 임할 홍보장이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