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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명 Jan 11. 2016

PR입문, 어떻게 할까?

#2 직접 찾아먹기


해외 대학은 다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대학수업이란 학생들에게 떠먹여주는 식의 강의가 많다. 사실 강의 자체가 그런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지나치게 수동적이어서 교수들이 어쩔 수 없이 결국 그렇게 강의를 이끌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건 한국의 초중고 교육의 영향이라 생각된다. ‘정답’아니면 큰일나게 만드는(낙오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사람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교육의 문제를 열거하자면 끝이 없지만 각설하고, 어쨌든 이런 상황은 결국 이론만 머릿속에 들어있고 할 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바보들을 만들어낸다. 실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이 신입직원으로 들어오면 답답할 뿐이다. 


지난 글에서는 PR입문에 있어서 떠먹여주는 것을 받아먹는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책과 PR아카데미 등을 소개하면서. 사실 ‘떠먹여주는 것을 받아먹는 것’은 ‘방법’이 아니다. ‘방법’이란 본인 스스로 무언가를 해나가고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하여, 이번 글에서는 ‘직접 찾아서’ 날것으로도 먹기도 하고 구워먹기도 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글에 언급했듯이 아래 방법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은, 개인적으로 터득한 것들이다. 물론, 이마저도 그저 ‘머릿속의 방법론적 지식’으로 알고 그치면 당신은 가까운 미래에 ‘답답한 신입사원’이 될 뿐이다.


뉴스 유형 분석

■ 뉴스 유형 분석

하루에도 수 천, 아니 어쩌면 억 단위로 쏟아질지도 모르는 기사들. 당신이 그 기사들을 무심코 남들처럼 내용만 보고 지나쳤다면 PR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세가 되어있지 않은 것이라고 봐도 좋다. PR쪽에서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뉴스 기사를 볼 때 유형을 볼 줄 알아야 한다. 뉴스기사의 유형은 크게 4가지 정도로 나뉜다. 단신, 기획기사, 인터뷰, 칼럼 등이다. 인터뷰와 칼럼 등은 딱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단신과 기획기사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단신과 기획기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다는 것을 실무를 하면서 경험했다.


우선 단신은 주로 고지(告知)성 기사들로, 업체나 기관 등에서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이용해 작성하는 기사이다. 당연히 이것은 무조건 홍보와 직접 연결된 기사들이다. 업체의 홍보실이나 홍보대행사, 기관의 공보과 등에서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해서 나오는 기사들이라는 뜻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일부 있지만,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한다”라고 나오는 단신 기사들은 99.9%가 홍보담당자들이 뿌려놓은 보도자료에 의한 기사라고 봐도 좋다. 배포되는 보도자료와 그것이 기사로 나왔을 때의 글은 서로 그 형식에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단신 기사들을 분석하고 모방하는 방식으로 보도자료 작성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기획기사는 말 그대로 ‘기획’이 들어간 기사다. 보도자료 배포를 통한 단신 기사 노출이 1차원적인 홍보활동이라면 기획기사는 그것보다는 한 차원 높은 것이다. 기획기사는 특정 이슈나 트렌드를 다루며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노출시키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실제로 공중(Public)은 이러한 기사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기획기사는 PR담당자의 아이템 발굴에서 시작된다. 시장 매출을 조사하거나 여론조사 등을 통해 얻은 수치를 가지고 특정 현상을 ‘트렌드’로 포장해서 타겟 층의 시선을 사로잡는 경우도 있고 계절․시기별(seasonal) 이슈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또, 보도자료와 달리 기자와의 협의를 통해 이뤄지는 것도 있다. 기자들이 기획기사를 작성하고자 할 때 친한 PR담당자들에게 연락을 취해 본인들이 원하는 정보도 얻고 해당 업체의 제품 이야기를 실어주기도 한다.


이렇게 뉴스유형을 분석하고 분류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홍보 분야에서 가장 많이 하는 일이고, 그만큼 케이스스터디가 되어있어야 실무에서 자료를 작성할 때 우왕좌왕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도자료와 기획기사 모두 나름의 형식과 틀을 가지고 있다(그 형식과 틀에 대해서는 추후에 자세히 다룰 예정). 직접 기사 유형을 분류하고 분석하다보면 기사마다 공통된 흐름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히 ‘어떻게 써야하는가’도 파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프로모션 케이스스터디

■ 프로모션 케이스스터디

홍보 입문자들에게는 보도자료, 기획기사 작성법뿐만 아니라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를 기획하는 기획력도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수의 대학생들이 무언가 행사를 기획해 볼 수 있는 경험을 갖기 쉽지 않다. 동아리나 학과, 총학생회 등에서 일을 했다면 그래도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겠지만, 그마저도 기획자가 아닌 위치에 있었다면 별 볼일 없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그럴 때 좋은 방법은 ‘이벤트/프로모션/캠페인 기사 모으기’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기사는 단신이며, 단신은 보도자료 배포에 의해 노출되는 기사다. 보도자료는 고지성, 즉 단순 사실을 알리기 위한 것들이 많으며, 업체나 기관들은 이벤트, 프로모션 및 캠페인 등을 개최할 때 보도자료를 통해 세상에 자신들의 활동을 알린다. 당연히 그 보도자료 내용에는 해당 프로모션에서 어떠한 것을 진행하는지 나와 있기 마련이다.


‘이벤트/프로모션/캠페인 기사 모으기’에 몇 가지 팁을 제공하자면, 우선 일간지나 경제지를 참고하는 것도 좋긴 하지만 통신사(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등)의 기사 위주로 찾아보는 것이 좋다. 통신사는 일반 신문사들보다 훨씬 다양한 사진 보도 및 단신 보도를 다룬다. 통신사의 성격 자체가 뉴스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신사의 기사를 모으는 것은 더 다양한 케이스를 수집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다음으로는 기사에 포함된 사진의 앵글(Angle)도 눈여겨 봐야한다. 사진 기자들을 섭외하면 기자 본인들이 알아서 잘 찍지만, 그렇지 않고 직접 찍어서 보도자료를 배포해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사진 앵글에 대한 감각을 잘 키워놔야 기자들이 와서 찍을 수 있는 ‘그림’을 만들 수 있다. ‘그림’이 잘 나와야 최대한 많이 노출 될 수 있다. ‘그림’을 만들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미인, 아기, 동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앵글, 즉 사진이 그림이 되는 ‘배치’를 만들기 어렵다 싶으면 ‘미인, 아기, 동물’을 사진 안에 들어가는 ‘요소’로 구성하면 된다. 셋 다 있으면 좋고 셋 중 하나만 있어도 좋다.


*참고: 이벤트 기사 사례

코오롱스포츠, ‘안타티카 펭귄 날다’ 캠페인과 함께
http://www.spor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208 

홈플러스, 생명 살리기 캠페인 참여고객 1억명 돌파 
http://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16011109313394809

[쇼핑&이벤트] 롯데百, 신년세일 · 이마트, '피코크 떡국떡' 출시 · 갤러리아百, 콜라보 캠페인 外
http://www.consumernews.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508246


기획력에 대한 감을 좀 더 키우고 싶다면 약간의 노력을 보태야한다. 이러한 기사들을 모으다가 흥미 있는 사례 하나를 분석해서 그 프로모션이 진행되기까지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고 직접 기획안을 만들어보는 것이다. 이벤트의 구체적인 내용, 장소, 타임테이블, 경품구성, (사진)기자섭외, 포토세션 등을 구상하고 정리하면서 실무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모으고, 분석하고, 연습하라


본인은 대학 시절 2개의 동아리에서 각종 행사, 공연 등을 기획했다(심지어 마지막 학기까지도). 기사를 모으고, 분석하고, 기획 연습을 해보는 노력들이 필요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대학생 때의 기획과 실무에서의 기획은 차이가 크다. 앞서 실무에서 기획했던 사람들의 경험을 흡수하는 것은 언제나 큰 도움이 된다. 실무 수년차인 지금도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거나 빠듯한 시간 안에 무언가를 기획해야 할 때면 예전에 모아놓은 자료들을 보며 여러 구상을 한다. 위에 언급한 방법들은 PR입문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당장의 도움도 되겠지만 미래에도 분명히 도움이 될 일들이므로 가급적이면 꼭 실행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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